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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 재스민 Oct 04. 2018

에브리데이

소울 메이트 찾기의 고된 여정

젊은 시절, 최대의 과업은 자신의 소울 메이트를 찾는 일이었다. 물론 확신은 없었다. 확신이 있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확신이 없었기에 더 신나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에브리데이>는 정체성의 연속은 존재하지만 외모와 삶의 조건에는 연속성이 없는 사람과의 만남이 가능한 것인지 테스트하는 영화처럼 보인다. 여자 주인공은 매일 다른 사람의 얼굴과 몸을 보면서 형체 없는 정체성을 확인한다. 눈빛으로, 느낌으로 자신이 찾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챈다. 그 형체 없는 정체성은 원래 자신의 몸을 가지고 있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몸을 빌린 사랑이 가능한가. 몸이라는 틀을 뺀 정체성이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쉽지 않은 문제다. 그 사람의 살결을 느끼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정체성은 흔들리지 않을까. <뷰티 인사이드>에서 얼굴만 바뀌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어떤 사람의 몸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환경과 주변의 인간관계 안에서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원래 몸의 주인공은 잠시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가 되어 기억을 하지 못한다. 이몸 저몸을 옮겨다니며 살고 있는 이 남자 주인공, A는 덕분에 다양한 삶을 경험한다. 그 안에서 다양한 몸과 특기도 빌려쓴다. 다만 성격은 본인의 것이다. 그런 와중에 A와 여자 주인공 리아넌은 둘이 천생연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둘은 어떤 역경도 물리칠 수 있을만큼 강렬한 사랑을 느낀다.

A는 리아넌의 가치를 알아본 첫 남자다. 리아넌은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지만 매우 소심한 성격이고 자신이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A가 일깨워준 것은 바로 그 사실이었고 리아넌은 자신의 가치를 일깨워준 남자에게 빠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A는 늘 변하는 사람이 아닌가. 내일은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고 언제 사라질지도 알 수 없다. 그들의 하루는 늘 새롭게 시작되기 때문에 권태로움을 느낄 시간도 없다.

문제는 그들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A는 자신은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의 사랑은 사회에서는 인정 받을 수 없는 사랑이다. 인정 없는 사랑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실험적으로 시작된 사랑이지만 결국 평범하게 끝이 난다. 미래를 보장해줄 수 없는 자신 대신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사람을 밀어주고 자신을 떠난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고 다시 고독의 길로 돌아가야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는 쪽을 택한다. 결국 낯익은 결론으로 끝난다. 환타지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끝을 내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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