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요즘 사람들>

by 이화정


영화는 늘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타인들의 불안정한 삶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냐는 질문이다.


특히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진지한 질문을 던져온다. 거대한 자본에 의해 뒷받침된 영화들이 걸어오지 않았던 질문들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다양한 섹션들이 기획됐고 작정을 하고 온 터라서, 제목만 보고도 끌리는 영화들이 많았지만 체력과 시간의 한계 때문에 다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국제경쟁작에 중점을 두고 영화표를 예매했다. 국제경쟁작은 총 열편이 상영되는데 예심을 거쳐서 아시아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영화들로 편성됐다. 젊은 여성감독의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오늘 아침에 봤던 영화, <요즘 사람들>의 영어제목은 actual people이다. 이 영화는 중국계 미국인인 킷 자우하르 감독의 작품인데,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녀는 26살이고 이 작품을 만든 것은 23, 24세 때였다. 개인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관계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미래에 뭘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 그런 무력감은 남친들과 불안정한 관계로 표현되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가 없어서 혼란스럽다.


3년간 사귄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남자 룸메이트와 하룻밤 섹스는 자신을 더 궁지에 몰아넣는다. 관계의 지속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냉정하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룸메이트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다.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 안정된 관계가 지속되지 않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고 억울하다.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만큼 남자친구와 관계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안정된 관계를 원하지만 세상에 그런 관계란 없다.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생각해보면 철옹성처럼 단단한 관계로 이뤄진 시대에서도 인간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주인공 역과 감독 , 두 가지 역할을 한 킷 감독은 한국에 직접 와서 관영화 상영 후에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영화 내용은 사실과 픽션이 골고루 섞였다. 불안정하고 무질서하며 자신없어보이는 주인공과는 다르게 킷 감독은 관객의 질문에 소신있게 다부지게 답변했다. 아직 어린 나이라서 가능성이 무한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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