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에서 또 볼만한 이벤트가 있다면 우리에게 꿈을 심어줬던, 그리고 우리의 성장을 도왔던 위대한 영화감독들을 회상하는 특별한 다큐 영화들이다.
올해 전주 영화제에서는 세르지오 레오네와 고다르 다큐 영화를 상영했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 <원스 어폰어 타인 인 더 웨스트>같은 놀라운 대작으로 관객에게 잘 알려졌으며 영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린 시절에 한번쯤은 들어봤을 귀에 익은 서부영화시리즈를 만들었다.
세르지오는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모두 완벽한 씬이 나와야만 만족하는 감독이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마틴 스코세이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세르지오 감독을 회상한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세르지오 감독 영화로부터 할리우드의 현대 영화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고전영화에서 현대영화로 넘어가는 길에 세르지오 감독 영화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 세르지오 영화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게 바로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ost를 들으면 내게 없었던 환상적인 과거도 생성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고다르 감독은 영화의 문법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감독이다. 영화에서 관습적으로 금기시되었던 방법을 거꾸로 시도했으며 모든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초기에 영화가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고, 문학이나 미술보다 하위인 기술로 취급받는데 분노했고 영화가 예술임을 증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시도를 했으며 영화를 다른 예술과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그에게 영화는 삶의 모든 것이었으며 영화를 통해 영화를 연구했던 감독이었다. 하지만 공부하는 집안이었던 고다르의 가족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고 가족과 심한 갈등을 일으켜 연을 끊을 정도였다. 그는 가족의 반대로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다.
사족-내 옆에 앉은 덩치 좋은 관객은 쿠엔틴 타란티노를 너무 사랑하는지 타란티노가 말만 하면 웃었는데, 좌석을 꽉 채운 온몸까지 떨리는 바람에 내 좌석까지 그대로 전달돼, 내 몸도 같이 흔들려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 재미없는 놀이기구 타는 느낌이 너무 반복돼서 견디다 못해 마침 옆자리가 비었길래 한자리 옆으로 옮겼다.
메가박스의 일부 영화관에는 전좌석이 리클라이너라서 편하게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점심 후에는 졸음을 부추키는 폐단도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