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에서 달리고 달리다.

by 이화정


*달리고 달리고~


5월 1일부터 5월 3일까지 달려본 영화 정리


구름에 대하여 - 아르헨티나 (마리아 아파라시오 감독)


위선의 종말 - 프랑스 (니콜라 브도스)


마라맛 이야기 - 홍콩 (코바 쳉 감독)


파편들의 집 - 우크라이나 (시몬 레렝 빌몽)


캐슬 - 아르헨티나 프랑스


정오의 별 - 프랑스 (클레어 드니)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 프랑스 (루이 브뉴엘)


다정함으로 - 캐나다


하얀 천국 - 프랑스 (기욤 르뉴송)


붉은 사과의 맛 - 이스라엘 (에합 타라비에)


믿을 수 있는 사람 (곽은미 감독)


인상 깊었던 영화들에 대한 짧은 소개


<구름에 대하여>는 아르헨티나 출신 젊은 여성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며 장편 데뷔작이다. 오즈 야스지로 일본 감독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 칼라로 찍었을 때 색감이 균일하지 않아서 흑백영화를 택했다고 했다. 5년간 준비한 영화로 자신이 살고 있는 코르도바 지역의 모습을 네 캐릭터의 일상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나는 다정한 고독감이라는 역설적인 부제를 개인적으로 달고 싶다.


<하얀 천국>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실의에 잠긴 주인공은 탈레반의 탄압을 피해 도망치는 난민의 불법 입국을 도우면서 곤경에 처하게 된다.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상실감 때문에 목숨을 걸고 난민 여성의 생명을 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이 시리게 하얀 설경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어두운 밤과 흰색 눈이 대비되어 절박감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상대와 나 모두를 살리는 것 역시 휴머니즘이다.


<위선의 종말> 사랑이라 믿었던 것의 종말, 매혹의 화신이었던 이자벨 아자니가 남자 꽃뱀에게 당하는 나이든 여자를 연기한다. 진정한 배우라면 배역을 가리지 말아야지, 암~


속고 속이는 가운데 마지막 승자는 누굴까.


<붉은 사과의 맛> 가장 좋았던 이스라엘 영화, 영화 전체가 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이다. 신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 우아한 복수극.


<믿을 수 있는 사람> 탈북자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만도 못한 위치에 있다.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 소박한 소망도 이루기 힘든 탈북인의 마음을 설득력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는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정오의 별> 클레어 드니의 작품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나다니.


클레어 드니 답지 않게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영화, 절박한 상황에서 사랑은 피어나는 법이나, 상황이 종료되는 순간 사랑도 끝난다. 여주인공의 매력 때문에 긴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파편들의 집>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아동들의 임시거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마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큐멘터리. 전쟁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고 잔해처럼 남겨진 아이들은 임시거처에 있다가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되거나 후견인의 집으로 가게 된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의 꿈은 집으로 돌아가거나, 술취한 부모대신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얼굴은 비현실적일만큼 예쁘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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