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폐막식과 폐막작 상영을 끝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났습니다. 개막식과 폐막식의 느낌은 참 다릅니다. 살면서 수많은 시작과 끝을 경험했지만 시작의 설레임과 끝의 아쉬움은 늘 똑같이 반복되는군요. 하지만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상투적인 말로 다음 장을 시작합니다. 저도 열흘간 영화와 긴 만남을 끝내고 아침에 고속버스를 타고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전주영화제에서 30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영화관에 잘 가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영화관에서 볼 일년치 영화들을 열흘간 다 봤다고 할 수도 있죠. 인상깊었던 영화들은 시간날 때마다 정리해서 포스팅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만의 영화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록만이 기억을 붙들어들 수 있어요. 곧 망각의 강속으로 흘러들어가니까요.
어쩌다보니 영화를 통해 돈을 벌게 되고, 영화와 긴 세월 인연을 맺게 됐지만, 영화제는 영화가 제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진지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영화나 영화제의 열기는 전성기에 비해 수그러들었지만, 티켓 판매율이나 참여율등 여러 수치상으로 볼 때는 작년에 비해 많이 상승했더군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영화제는 언제까지나 영원하기를 기원합니다. 단 열흘간의 축제를 위해 관계자들은 일년 내내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생하신 관계자들, 늘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활기를 주는 영화제의 꽃, 젊은 자원봉사자들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전주영화제에서 봤던 영화들 중 소수는 곧 상업영화관에 풀립니다. 폐막작인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도 곧 상영 예정에 있고요. 이 영화에 감동을 받은 분들이 많더군요. 저도 아직 식지 않은 감상을 살려 곧 칼럼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화사랑 포레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