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열정이 넘쳐보이는 사람은 그 안에 공허감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많고
공부에 집착하는 사람은 그 안에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사람과 관계에 집착하는 사람은 인정욕구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밥먹는 아들에게 엄마가 열심히 돌아다니는 이유는 외롭기 때문이야라고 말했더니 아들이 갑자기 눈을 똥그랗게 뜨고 ???하더니 곧 안정된 표정으로 말했다. "웃기지마, 혼자서 신나게 돌아다니기만 하면서."
모든 것에 열정적이었던 나의 엄마는 과연 행복했을까 싶다. 나는 엄마가 외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형제들 중 나만 안다. 강했지만 약한 모습을 숨기고 있을 뿐이었다.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식에게 집착하지 않은 삶을 살 거라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집착하지 않아도 욕심을 버려도 자식과의 관계는 결코 쉽지 않다.
밤에 이상한 꿈을 꿨다. 꿈은 곧 잊혀지는데 이 꿈은 오후가 돼도 잊히지 않는다. 독서모임 회원끼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먼저 서빙된 야채 샐러드를 먹는 중에 갑자기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내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는 중에 다른 회원들이 모두 차를 타고 집에 가버렸다. 나는 내 차가 어디 세워졌는지 기억도 못했고 동네는 낯설었다. 주인은 우리가 나누는 대화들 중 불순한 부분이 있어서 서빙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야채샐러드 가격만 4등분해서 받겠다고 했다. 나는 우리의 대화를 듣고 녹음 중이었다면 그건 불법이니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주인의 표정이 묘했다. 나는 나만 버리고 간 회원들이 너무 섭섭해서 전화를 했더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일단 빠져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답을 했다.
아니 그럴 수가... 절대 그럴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더 황당했다.
잠에서 깬 뒤 인간관계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