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좋다~~
바깥에서는 바람소리가 쌩쌩 들리고 유리창 가까이에 있는 내 책상 밑으로 찬기가 느껴진다.
아침은 커피와 어제 사서 얼려놓은 쑥떡 몇개를 해동시켜 먹었다. 행복하다.
오늘도 역시 신발을 신을 일이 없었다. 쓰레기도 버리러 나가지 않았다. 내일까지도 집에 콕 박혀 있을 일정이면 오죽 좋으련만 아쉽기까지 하다. 내일은 점심 때 집 앞에서 송년회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한다. 우리 집앞으로 와준다니 고맙기는 한데 코앞이건 아니건 집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은 같다. 코앞이라도 세수를 하고 얼굴에 비비크림이라도 찍어바르고 외투를 찾아 걸치고 나가야 한다.
이틀간 식구들 이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으니 벌써 낯선 기분이 든다. 얼굴 근육에 애써 미소를 만들고 인삿말을 해야하는가 낯설다, 낯설어.
그러나 카톡은 쉬지 않았다. 카톡으로 내가 굳건히 건재해 있음을 각종 그룹의 지인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알렸다. 답글 달지 않는 사람은 흥.
밴드에서 어떤 기독교 보수 할배와 시비가 붙어서 내 이름이 그 더러운 입으로 불려지는 것을 감수했다. 어차피 동명이인은 쌔고 쌨는데 뭐, 실컷 불러봐라. 흥.
열을 살짝 받으니 오히려 처진 기운이 올라온다. 역시 분노는 나의 힘이야. 삶의 의지와 욕망이 잠시 불타올랐다.
책 출간 후속작업이 오늘로 완전 마무리됐다.얇은 책 한권 내려다 병나게 생겼다.
이제 인쇄 들어가기만 하면 끝이다. 연말에 출간예정이라고 한다. 주변에 소문만 잔뜩 내놨더니 언제 나오냐고 물어대서 살짝 짜증난다. 내가 잘못했네. 나오면 얘기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