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에게도 어려운 건데
30대가 되고 나서 가장 많이 한 고민 중에 하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위기의 상황이 닥쳤을 때 모든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도, 매뉴얼형 지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지 서바이벌 해 나가는 것- 이야말로
'30대 이상의 어른에게 요구되는 당연한 능력' 인 것처럼 보인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어떠한 것이든 일을 시작하고 나면
내가 무슨 일이든 하기 시작하면, 내 앞가림을 시작하면
내 인생에 흔들림이란 없을 것 같았는데..
그런데 아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쉬운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더 힘들다.
빠른 선택을 강요받는 것
계속해서 다음 걸음을 내딛는 것에 대해서
불안함을 느껴서도 안 되고, 느낀다고 한들 다 그런 것이니
흔들림없이 착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걸로 여겨지는 것
사실이 그렇다.
매일 매 순간 어려운 선택을 마주한다.
내 선택이 내 하루와 미래를 좌우하고, 때로는 선택하지도 못한 것들이 나를 둘러싼 환경을 결정한다. 왜지. 미래는 내가 선택하는 줄 알았는데..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꺼야
라는 위로는 누구에게나 하는 흔한 말.
이젠 질린다.
어렸을 때부터 힘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그건 그냥 마약성진통제였음을,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우리는 늘 진통제를 달고 사는 어른일 뿐임을
이미 알고 있어서 그랬을까,
그것밖에는 줄 수가 없어서, 그랬을까
어딜가나 다 똑같아
어른이 되면 새로운 진통제를 맞는다.
도망쳐봐야 똑같다,
여기서 빠져나가봐야 새로운 어려움이 있겠지,
이 호랑이나 저 사자나
이 동굴이나 저 블랙홀이나
빠져나갈 길이 뾰족히 보이지는 않는
그저 깊고 긴 터널
우리가 견디는 것은,
이렇게 불안을 헤엄쳐 나가는 것은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일일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