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업무 능력과 책임 사이
이제 나도 30대의 마지막 자락을 붙들고 있는 나이. 서울에서 일하는 만 26세 미만의 여성만 입주 가능한 기숙사형 아파트에 저렴한 월세로 입주해서 기뻐했던 것도 어느덧 10년이 넘어간다. 나이를 먹고, 원래도 고민이 많아 병인 수준이지만, 이제는 더 고민이 깊어진다.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일을,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을까? 10년전에는 내가 이렇게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영역에서, 살 수록 고민이 든다. 나와 다른 영역에서 일하는 선배들의 고민도 깊은 듯 하다. 쉬지않고 경력을 이어온 사람, 회사와 커리어에 로열티가 있었던 사람, 이제는 본인의 일과 최근의 일의 요구에 대한 고민이 깊은 사람... 나 또한 고민의 수준이 다르지 않기에 더 공감되고 몰두하게 되는 것.
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일은 우리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나중에 우리는, 무엇을 해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성취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왜 사람은 계속 성장하는 기분을 누려야 하는 걸까?
성장이란 어디까지일까?
꼭 성장을 해야할까?
이 질문들에 뚜렷한 답을 할 수는 없는, 나는 아직 고개를 들고 멀리 보면서 서성이며 걷는 여린 마음이다. 아직은 마음 속에 조금씩 지도를 그려가고 싶은 마음. 조금은 나의 나침반을 잡아두고 싶은 마음. 보이지 않는 북극성을, 끝도 없이 멀어지는 북극성을 계속 쫓아서 걷고 싶은 마음.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