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모를 답답함이 먼지처럼 쌓여간다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도 참 여러가지라는 깨달음이 종종 오곤 한다. 그저 열심히 일을 하면서 미래를 위해 커리어를 키우고, 더 좋은 보상을 위해 노력하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던 때가 오히려 순수했구나 싶은 생각도 많이 한다. 더 오래 버티고 더 잘 되기 위한 동기가 사람마다 모두 다르고, 사회생활을 오래 할수록 그 동기는 다른 방면에서 힘을 얻어 어떤 다른 얼굴을 만들어버린다. 그게 사회용 얼굴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얼굴이 얼마나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현실적이랄지 회의적이랄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드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이 끊임없이 스치고 지나가다보니, 내 일이 어떻게 굴러가든 조금씩 답답함이 쌓이고, 또 털어내도 또 남아서 가라앉는 것이 느껴진다. 털어도 털어지지 않았고, 그 자체를 잊으려고 해도 완전히 잊을 수는 없었다.
내가 내 일에 갖는 욕심이거나 미련인가, 원하지 않는 동기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답답한 적은 없었는데, 생각하다보니 참 많은 이유로 사람에 의한 일이라는 생각이 또 든다. 다 자기 좋은 이유가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사회용 얼굴을 동작시키면서, 그 사이사이 짜 맞춰 넣은 일들이 돌아가고, 던지기도 하고 받기도 하고, 부러트리기도 하면서 각자의 다른 얼굴들이 또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가면서. 그렇게 해서 일이라는 것이 돌아가는 것인가 생각이 든다. 가면을 쓴 얼굴들 속에서, 그래서 그 모든 것들이 다 가려져 있어서, 그래서 내가 일을 할 수록 뭔가 알 수 없는 먼지들이 쌓이는 기분이 드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