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생각을 확장하지 말자
결혼하는 친구를 축하하는 모임이 있어서 멀리 나왔다가 간만에 지인들 사는 이야기를 자세히 듣게 되었다. 그 중 여러 스타트업을 거쳐 IT대기업 아래에 속한 회사를 다니는 동생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생각과 다른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이야기였다. 스타트업씬에서 어떻게든 하루하루 매출을 꿰어 만들어내는 것이 일이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낯설고, 어색할 수도 있는 풍경. 그러나 그것이 그 회사이고 조직이고. 그 환경 속에서 (기왕이면) 좀 더 당당히 나의 몫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내가 만들어야 한다. 이 없으면 잇몸이, 내가 못하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옳았던 조직과는 아주 다르다. 내가 내 몫을 해 내고, 그만큼 내 몫이 당당하도록 논리를 갖춰 요구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큰 조직의 생리다. 사실 그 속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는 누구도 담보할 수 없지만, 거기가 무슨 조직이든 어떻게든 나를 키워 가는 것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성장하는 한 뼘의 크기는 결국 나는 안다. 사람들이나 조직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늘 다를 수 있다. 그것은 사실 나의 성장과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 사람은 상관이 있었지만.
덧붙이자면 사실 나는 언제든 내 머리 위의 지붕과는 상관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산다. 언젠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자신이 없는 때가 오면, 그 때는 정말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그 조직과 내가 다름을 평하는 것이 나에게는 의미없는 이유다. 나는 모두와 다를 수 있고, 내가 잘 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것의 가치는 당연히 다를 수 있다. 너무 깊은 세계로 생각을 확장하지 말자. 그 생각의 방향을 조금만 돌려보면 아주 다른 풍경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