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보통 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Jul 23. 2022

심심하지만 바쁜

마음이 바쁜 이유를 들여다보기



평일에는 거의 출근을 하다보니 출근이 없는 주말의 아침은 언제 일어날지, 다시 잠을 좀 더 잘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 뭉그적거린다는 말을 어렵게 했다. 최대치로 뭉그적거리다가 일어나고 나면, 밖에서 쉽게 해결했던 정신깨우기 루틴을 집에서 해야 한다. 오늘은 여러가지 채소들도 볶고, 보이차를 내려 정신을 깨워봤다. 그게 왠지 좋을 것 같아서. 매일 의식처럼 먹던 커피를 한 번이라도 피했다는 것에 스스로 칭찬을 하며..




지금 차를 생각하는 시간이 하루의 반을 넘다보니, 뇌를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받던 평일의 일들이 덜어지자 내 머리는 온통 차와 운전으로 가 버린다. 차 관련한 정보를 뒤져보고, 시승기도 더 보고, 또 사람들이 이것저것 말하는 것들도 찾아서 읽어본다. 사고 게시판은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 부러 나쁜 이야기를 읽지는 않겠다. 사고 안 내면 되지. :)


어제 영감을 얻은 탕웨이 배우의 인터뷰.


어제는 탕웨이 배우의 인터뷰를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다. '매번 좋은 선택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니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를 세게 치고 갔다. 나는 그 다음, 다다음까지 생각해 불안을 키우는 성격인데. 역시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인데 참 못 바꾼다 싶은 구석. 좀 덜어내자.





슬렁슬렁 먹고 싶었던 크림이 든 빵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는 오후. 아무래도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니 자연스럽게 낮잠도 좀 잔다. 몸도 쉬고 머리도 쉬는 주말이구나. 혹시 내가 잊은 일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그다지 없다. 이렇게 아무도 만나지 않고 어디로도 나가지 않는 주말은 오랜만이다. 평화로운 오후. 좋아하는 음악의 플레이리스트를 길게 틀어본다.




그러다 약간 루즈해질 즈음, 또 유투브로 초보 운전 관련한 영상을 찾아본다. 차를 빌려서 더 연습을 해야하나, 주말은 빌리기가 좀 두려운 금액이다. 미리 결제해 둘걸 아쉬운 마음이. 좁은 곳을 통과하거나 정산하는 곳 등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많아 두려움이 생긴다. 닥치면 다 할 수 있다, 늘 그렇게 생각하고 긍정마인드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진짜 괜찮을까?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 와중에 운전은 쪼렙인데 미니 오너들끼리 뭉치는 행사들이 신기해서 찾아본다. 오너들끼리 이렇게 만족하고 서로 모여 응원하면서 타는 차가 있을까, 싶으면서 내가 저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사람 일은 참 한치 앞을 모른다.




생각보다 걱정하는 일들은 걱정하는 것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들은 조금씩 타이트하게 조여올지라도 해결할 시간과 여유를 준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가벼워진다. 공연히 마음만 불안하고 바쁜 날을 만들  했다. 마음을 가볍게 먹고 불안을 털어내자.  소중한 주말, 차분히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어제 저녁, 집 앞에서 만난 하늘은 실버 라이닝 (Silver Lining)을 보여주었다. 실버 라이닝의 뜻은 '밝은 희망'. 나에게 다가올 일들에 밝은 희망만 가지라는 하늘의 뜻인가, 하며 싱긋 웃어본다. 다 잘 될 거야. :)

매거진의 이전글 병원 가는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