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시 필사] 사랑 또는 두 발

2019.04.29 사랑 또는 두 발 - 이원

by 그레이스
손으로 읽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마흔세번째날 (2019.04.29)



오늘의 시


사랑 또는 두 발

- 이원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찾아왔다
열매 속에서였다
거울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공기의 몸 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당신의 발자국은 내 그림자 속에 찍히고 있다
당신의 두 발이 걸을 때면
어김없이 내가 반짝인다 출렁거린다
내 온몸이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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