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시 필사] 문학동네 시인선 <나는 누가 살다간 여름일까>
손으로 읽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2019.06.30 토요일
오늘의 시
저녁이 젖은 눈망울 같다는 생각이 들 때
- 권대웅
눈은 앞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뒤를 볼 수도 있다
침묵이 아직 오지 않은 말을 더 빛내듯
보지 않은 풍경을 살려낼 때가 있다
눈을 감았을 때
바보의 무구한 눈망울을 보았을 때
마음의 뒤란에 가꾸고 있는 것이 많을 때
뒤를 만지듯
얕은 것보다 깊은 것을 살려내는 눈
황소의 젖은 눈처럼 저녁이 온다
꿈벅거리는 큰 눈 속으로 땅거미가 진다
땅속이 환해서 뿌리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