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시 필사] 땅거미가 질 무렵 / 권대웅

문학도네 시인선 <나는 누가 살다간 여름일까>

by 그레이스
손으로 읽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2019.07.01 월요일
오늘의 시


땅거미가 질 무렵

- 권대웅


어둑어둑해지는 저녁길을 걷다보면

풍경속에 또 다른 풍경이 들어있는 것 같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언젠가 만난 것 같은

어스름녘

젖은 하늘의 눈망울

물끄러미 등뒤에 서서

기억나지 않는 어젯밤의 꿈과

까마득하게 잊었던 시간들

생각날 듯 달아나버리는 생의 비밀들이

그림자에 아른거리다 사라진다

잡히지 않으며 존재하는 것

만져지지 않으며 살고있는 것들이

불쑥불쑥 잘못 튀어나왔다가

제자리로 되돌아가는 시간

그 밝음과 어둠이 섞이는 삼투압 때문에

뼈가 쑤시는

땅거미가 질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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