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시인선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
손으로 읽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2019.06.29 토요일
오늘의 시
호랑나비
- 권대웅
허공의 이쪽과 저쪽을 드나들며
날아올랐다 사라지는 나비를 보면
마치 하늘에서 작두를 타고 있는 것만 같다
펄펄 솟구쳤다가 다시 날카로운 굉음의 공중에
착지하는 저 가벼운 버선발
이 봄날 호랑나비는
어떤 영혼을 재생시키는 것일까
눈을 감으면 떠나가는 것은 아득하기만 하고
그리운 것들은 모두 허공이기만 한데
그 공중에 피어나는 꽃처럼
누군가의 영혼을 저 생에 옮겨놓고 있는 것일까
혼신을 다해 피워내고 있는 것일까
이 생과 저 생의 꽃밭 사이를 오가며
호랑나비 한 마리가
저쪽에서 사라진 꿈 하나를
이쪽으로 옮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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