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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M K Jeong Oct 08. 2019

개발협력을 하고 싶다고?(2)

(... 그래서 국가 전체가 빈곤해지고 엄마/아빠 은행처럼 무한제공이 되지 않아도 죽지 않을 정도로 도와주는 것 그것이 국경을 넘은 개발협력이다. 그렇다면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어떤 가치를 갖고 참여해야 하는가?)... 이어서

사람의 가치는 부모나, 타인의 영향이 아니라 개인이 결정해야 한다. 왜 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기 때문에...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등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개발협력을 할 수 있다. 세상에 자신을 대변하는 일도 어려운데 타인을 대변하려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개발협력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미래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기에 굳건한 신념과 구체적인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

다시 나의 경험으로 돌아가 보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늘 제정신이 아닌 사람 취급을 받았다. 부모님도 형제도 있는데 입만 열면 곧 굶어 죽을 듯 절박한 소리만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보니 30대에(童顔이라 20대로 보였음) 먹여 살려야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분쟁지역에서 일했던 탓으로 매일 악몽에 시달려서 평안한 나라에서 웃으며 지내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트라우마(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고나 할까? 그런데 분쟁지역에서 일했던 사람 치고 PTSD를 겪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개발협력에 참여하려면 건강해야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대만에서 청소년복지학을 전공하면서 심리학, 임상 심리학, 임상 실습 등을 다 공부하고 실제 상담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서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 익숙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개발협력에 참여하게 되었는가? 나의 경우는 완전 우연이었다. 학교에서 프로젝트 기획과 실습을 1년 동안 너무 심하게 배운 탓에(중국어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방식 자체가 기획이었고, 내 삶을 다스리는 방법까지도 개발이었다. 프로젝트 기획은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제대로 공부와 실습을 하려면, 지역조사에서부터 행정체계 구축까지 모두 섭렵해야 하고, 프로젝트의 주기(생명주기)를 분석 및 파악할 있을 정도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스펙이 아닌, 실력..) 그래서 나는 우연한 기회를 선택해서 현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비록 분쟁지역이긴 하지만..., 분쟁지역의 특징은 어른들은 이념인지 종족 문제인지 모르지만 서로 싸우고 분열하고, 죽이고..., 하지만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변함없이 성장하고 미래는 닥아온다. 우리는 분쟁 이후의 청소년들의 삶을 걱정하고, 그들이 생존해야 할 세상을 위해 준비하는 교육활동을 진행했다. 나는 언젠가 평화가 오는 날 세상은 바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그 속에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교육기관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았다. 물론 분쟁지역이라 긴급구호 활동은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할 당연한 일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개발협력은 “낭만”도 스펙 쌓기도 아닌,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커다란 눈을 만들어 주었다. 

누군가 개발협력을 하고 싶다면, “사심(私心) 빼고 미래 사회를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 바로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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