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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M K Jeong Jul 26. 2020

새로운 일상과 개발의 연습

함께하는 삶과 자발적 왕따

코로나 19가 아니더라도 “개발협력”은 언제나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고, 한 지역과 사회에 다가오는 미래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일을 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개발협력을 연구하고 일하는 사람들만의 고뇌를 전 국민,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로 회귀할 수 없고, 끊임없이 새로운 날들, 새로운 상황들에 대처하며 살았고, 살아야 하고.., 날마다 새로운 일상이었다는 점을 잠시 잊고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라는 장애물 때문에 모든 것을 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매일이 새로운 일상이었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본다. 누구나 매일의 삶에서 예측하지 못한 장애물을 만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대안을 찾으면서 살아왔다. 문제는 과거에 의존해 형성된 사회 구조, 교육 체계, 과거의 습관, 가치관, 정체성 등이 어느 정도 수정/보완해야 할 때가 되었음에도, 변화할 준비보다는 당황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의 현장에서도 보이지 않는 적은 바로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세대와 세대를 거쳐 형성된 습관, 가치, 정체성, 사회구조, 교육 체계 등이다. 지역에 따라 형성된 습관이나 가치관이 나쁘거나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시대와 상황에 따라 수정/보완될 필요가 있고, 변화하지 않으면 질병과 가난이라는 더 큰 적을 만나서 극단적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오기 전에 새로운 일상에 대한 고뇌가 없이 살았다면, 이제는 다 같이 일상을 고뇌하면서 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하에 새로운 지역에 들어가서 눈앞에 굶어 죽는 아이들과 병들어 쓰러져 가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나는 어떻게 했나?를 돌이켜 보았다. 모든 출발점은 원칙에 기준 했다. (1) 모든 일은 투명하게 (2) 도덕/윤리적으로 (3)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매 순간 이 세 가지 원칙을 머릿속에, 마음속에 반복하면서 기도했다. 투명성과 도덕/윤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것은 결국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중심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사회적으로 장애물을 만나서 모든 것이 불투명할 때, 어떤 사회든 두 가지 유형의 인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원칙에 따라 함께 일하는 사람'과 ‘자발적 왕따’이다. 참고로 내가 정의하는 '자발적 왕따'의 특징은 (i) 나 혼자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감추기/속이기, (ii)나 혼자 모든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도덕/윤리 무시하기 (iii) 나 혼자 모든 것을 먹기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기.이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모든 지역에는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유형의 인간이 공존하지만, 긍정적 사회로 발전시키는 것은 ‘자발적 왕따’가 적은 공동체였다. 오늘의 우리나라는? 사회의 지도층에서부터 ‘자발적 왕따’가 아닌지 고민해 봐야 되지 않을까? 소금의 맛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그 맛을 잃고, 달콤함만을 추구하는 사회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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