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은 세계라는 거대한 사회 내에서 개발도상국이나 소외된 국가와 개인을 지원하여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을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기술적 관점에서 개발협력은 다음과 같이 거시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정미경, 2012:17).
① 누가 그리고 왜 지원(원조)에 참여하는가?
② 지원(원조)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가?
③ 누가 지원(원조)의 수혜자인가?
④ 원조 수혜자는 얼마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개발협력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성장 중심의 개발원조였으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성과(Result or impact-oriented) 중심(문제 해결 및 과제 중심 포함)의 개발원조로 전환된다. 특히 빈곤 문제 해결을 개발협력의 중심에 두고 실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새천년 개발목표(MDG)를 설정했다. 즉 기존의 정부(공적) 주도의 상하향식(Top-down)에서 개인과 민간(사적)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상향식(Bottom-up)으로 변화를 주었다. 이는 곧 개발원조의 거시적 혹은 정부차원의 발전에서 미시적 혹은 클라이언트(수혜자) 중심의 발전에 대한 관심과 재해석의 요구되고,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개발협력 패러다임 전환이란 곧 실행 과정에서의 전략적 접근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주목하지 않았던, 수혜국가의 정치 및 경제 구조, 사회문화적 가치관과 관습, 종교, 역사적 경험 등이 발전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또한 개발원조에서 분야별, 지역별로 접근 방식에 차별성을 두어야 하며, 사업 실행과 결과 도출에서도 수혜국의 목소리에 경청하도록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 단체, 국가, 그리고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는 계기가 된다.
그 결과가 수혜국가에서 자국의 상황을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고 이에 대한 관련 보고서(PRSP, NEDSP 등)를 작성하여 국제사회와 공여국가들에게 제공됨으로써 원조나 지원의 규모를 결정하고 권고하도록 추진 체계를 바꾸었다. 참고로, 과거의 성장 위주 지원(원조) 체계에서는 지원을 해주는 나라(공여국)들이 직접 전문가등을 파견해서 수혜국가의 상황을 조사하여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원(원조)을 결정했다. 이는 이론적으로 쿤(Kuhn)의 정의에 동의하게 되는데, “동일한 현상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의 관찰”이 필요하고 기존 이론에 맞지 않는 사건과 변칙 현상이 생겨나게 되면 다양한 이론을 도입하여 그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Kuhn, 1970)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근거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1세기 개발협력의 패러다임 전환은 곧 지역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1960년대 말에도 개발협력에서 지역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개발협력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성장 위주의 경제발전 논리나 이념을 중심으로 냉전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지역의 다양성에 대한 주장을 소수의 주장으로만 전락되었다. 이념에 기반한 지역 연구의 활성화는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었고, 경제 및 사회적 발전에 기여에는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부 연구에서 지역의 상황을 유추하여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실제 사회상을 반영하는 데는 미미했다.
1980년대 일부 소규모 개인과 단체들이 지역을 특성을 반영하여 개발협력에 참여하였고, 그 결과 지원(원조)의 효과성을 거두게 되었다. Cassen의 연구를 살펴보면, “보건, 교육, 주택, 모자보건 분야 같은 기초분야(Human Basic Needs)에서 농촌과 도시(rural and urban) 지역의 현황을 비교 연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개발협력 실제로 적용함으로 원조의 효과성이 나타났다”(정미경, 2012: [Cassen 1986,11] 재인용). 결과적으로 21세기에 주창하는 개발협력의 효율성/효과성을 얻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저개발 지역 및 개발도상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구조, 역사적 경험, 관습 및 가치관 등)이 반영된 지원(원조) 사업 추진이 필요함을 인지하게 된다. Cassen의 지적한 것과 같이 지역에 대한 기초 이해 및 비교 연구가 곧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Cassen의 연구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니고, 여러 분야의 학자들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개발협력에 제대로 이행되거나 실행되기 위해서는 과거 정치적 혹은 이념적 목적에 기반된 지역의 연구가 사회 및 경제적 관점이 추가되어 재편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