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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마주한 세대 갈등의 근본적 이유

우리나라 세대간 패러다임의 차이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by 장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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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던 기성세대가 되었다. 기성 세대란 무엇일까? 우선, 기성세대(旣成世代)에 대해 의미를 살펴보면, 한자어의 뜻풀이는 이미旣(기) 이룰成(성)- '이미 이룬 세대'를 의미하고, 사전적 의미는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든 세대'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나이가 들고 이미 사회에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해 놓은 세대'를 뜻한다.


나도 청년기 시절엔 기성세대에 대해 좋은 인상은 별로 없어, 타파해야 할 고루한 계급 쯤으로 여겼던것 같다. 모든 기성세대가 다 그렇진 않은데도 말이다. 군부독재에 순응하고 각종 사회의 부조리를 개혁할 의지를 보이지 않아서 그랬으리라. 그런데 어느새 내가 그들의 나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내 위로는 더 나이드신 부모 세대가 있고, 아래로는 소위 MZ로 불리는 세대가 있다. 위, 아래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이 위가 어디있고 아래가 어디 있을까. 다만 나도 뿌리깊은 한국사회의 연장자 문화에 젖어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그런데, 부모 세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언가 턱 하고 막히는 부분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벽을 넘기는 어려운 - 아주 견고한 - 무엇이 느껴진다. 어째서일까? 개인의 완고한 성격 탓으로 돌리기엔 많은 어르신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데, 이런 것이 세대차이일까? 또한 지금의 청년기 세대와 이야기를 해 보면, 나름 이해는 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면 기성세대가 된 우리를 지금의 청년기 세대는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 세대 간의 사고 방식 차이는 내가 접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차이와는 좀 다른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우리가 좀 더 극단적으로 세대간 사고방식의 차이가 크다. 더 깊이 들여다 보면 단순한 사고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패러다임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많다. 사실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왜 그럴까?


우선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패러다임에 대하여


패러다임(Paradigm)은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뜻한다.(1) 즉, 패러다임은 어떤 시대나 사회에서 특정 분야의 사고, 연구, 행동 방식을 규정하는 체계적 룰 또는 모델을 의미하며 이는 특정 시점에서 사람들에게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관점, 가치, 방법론, 규칙 등을 포괄한다.

패러다임이란 표현은 아주 빈번히 사용되는 용어다. 어원을 살펴보면, 패턴, 예시, 표본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파라데이그마(παράδειγμα) 에서 모범,전형적인 예시를 의미하는 라틴어인 파라디그마(Paradigma)를 거쳐 영어 Paradigm으로 발전했다. 이 단어는 특히 토마스 쿤이 1962년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핵심 개념으로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2)


한 인간이 사고의 패러다임을 갖게 되는 과정을 보면, 청년기에 규범과 지식, 경험을 습득하며 세계관을 형성하는 시기를 거쳐 중년기에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축적으로 패러다임이 견고해진다. 그리고 보통의 노년기는 그렇게 반복해서 쌓이는 경험과 확증 편향적 사고의 재확신 과정을 거쳐 패러다임 속에 갇히게 된다. 이런 과정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꼰대가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런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이 견고해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갖는 패러다임은 과거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미래의 변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인간이 사회를 바라보는 고정관념은 단일 시점에 갑자기 생기고 고착화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 형성되고 굳어진다. 심리학과 발달학 연구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고정관념의 형성과 고착의 주요 시기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형성기: 유아기 ~ 청소년기 (0세~18세)


■ 초기 형성기 (3~7세)

아이들은 이 시기에 부모, 교사, TV, 책 등을 통해 사회적 역할, 성별, 직업, 계층 등에 대한 기초적인 고정관념을 받아들인다. 예를 들면, “경찰은 남자가 해”, “간호사는 여자야” 같은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가 해당된다.


■ 강화 시기 (8~12세)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사회적 규범, 편견, 고정관념이 강화된다.

외모, 능력, 소속 등에 대한 비교가 본격화되며, 사회적 위계에 대한 인식이 생긴다.


■ 정체성 확립기 (13~18세)

자아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며, 기존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생기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 구조에 대한 수용이 일어난다.

이 시기의 사회적 경험이 특정 관념을 내면화하거나 저항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2. 고착기: 성인 초기 (20대 중반 ~ 30대 초반)

학업, 직장, 군대, 결혼 등 실질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현실 사회 구조를 경험하게 되며, 기존에 형성된 고정관념이 경험을 통해 강화되거나 수정된다.

이 시기에 확립된 사회관은 유연성이 점차 줄어들고, 신념 체계로 자리잡는 경향이 강하다.


3. 변화의 가능성: 중년 이후

중년기(40대 이후)에는 기존 확립된 고정관념이 더욱 견고해져 폐쇄화 되지만 특정 사건(이직, 이혼, 질병, 자녀 독립 등)을 계기로 자신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재검토하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기존 신념과 관념이 이미 깊이 뿌리내려 있어,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부분적 수정이 이루어지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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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고정관념의 형성 단계




고정관념에 대한 이론


제시한 인간의 고정관념 형성과 고착 과정은 다음과 같은 심리학, 발달심리학, 사회학 이론 및 연구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논리다. 핵심적인 이론들과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인지발달이론 (장 피아제 Jean Piaget)

핵심 개념: 인간은 발달 단계마다 세상을 인식하는 사고방식이 달라지며, 사회적 개념이나 고정관념도 발달 단계에 따라 형성된다.

예: '구체적 조작기(7~11세)'에는 규범이나 역할에 대한 고정된 생각이 생기고, '형식적 조작기(12세 이후)'에는 추상적인 사회 개념(불평등, 정의 등)을 인식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적용: 어린 시절 부모나 사회로부터 배운 고정관념이 구체적 조작기의 인지 구조에 맞게 단순화되어 흡수된다.


2. 사회적 학습이론 (앨버트 반두라 Albert Bandura)

핵심 개념: 사람은 관찰과 모방을 통해 행동과 태도를 학습한다.

아이들은 부모, 교사, 또래, 미디어 등을 관찰하면서 사회적 규범이나 고정관념을 내면화한다.

적용: 성역할 고정관념, 계층 인식, 인종 편견 등은 반복적 노출과 사회적 보상을 통해 학습된다.


3. 사회화 이론 (사회학 기반)

사회화는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역할, 가치, 규범 등을 배우는 과정이며, '1차 사회화(가정), 2차 사회화(학교, 친구, 미디어)'로 구분된다.

고정관념은 사회화의 부산물로, 특히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많이 형성된다.

대표 학자: George Herbert Mead, Émile Durkheim, Berger & Luckmann 등이 있다.


4. 스키마 이론 (인지심리학)

인간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스키마(schema)'(3)라는 인지 틀을 사용한다.

이 틀이 반복적 경험을 통해 강화되면 고정관념이 된다.

고정관념은 정보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왜곡된 일반화를 유발한다.


5. 정체성 발달 이론 (에릭 에릭슨 Erik Erikson)

청소년기는 '정체성 대 역할 혼란' 단계로, 자신과 사회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사회적 가치나 고정관념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시기다.

20대 초반까지 사회적 역할과 자아정체성이 정립되며, 이 시기에 수립된 세계관은 성인기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6. 고정관념의 고착화 (Confirmation Bias & Belief Perseverance)

인간은 자신의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에 더 주목하고, 반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확증편향)이 있다.

한 번 형성된 고정관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신념 유지 효과).

이는 고착화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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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고정관념의 형성 이론


이러한 이론들을 종합해 보면, 인간의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은 주로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점진적으로 형성되며, 성인 초기(20~30대)에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논리가 타당하게 설명된다.


지금까지 패러다임과 고정관념에 대해 알아보았다. 자, 다시 우리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세대 갈등, 한국 사회가 마주한 필연적 충돌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세대 구성을 가지고 있다. 베이비붐 이전 광복 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는 세계 최빈국인 대한민국에서 전쟁과 극심한 가난을 겪은 이른바 ‘후진국(後進國 - 저개발국.Underdeveloped Countries) 국민 세대’였다. 386세대와 X세대는 군부독재와 경제 발전을 경험한 ‘중진국(中進國.Developed country) 국민 세대’였고, MZ세대(특히 Z세대)는 문화 강국이자 ‘선진국(先進國.Developed Countries) 국민’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대적 흐름의 차이가 아니라,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차이를 낳는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와 패러다임이 견고해지는 청.중년기를 각각 완전히 다른 환경을 거치며, 각 세대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게 된다. 결국, 한 사회 안에 후진국, 중진국, 선진국의 국민들이 뒤섞여 공존하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세대, 서로 다른 패러다임


■ 베이비붐 세대와 그 이전 세대

전쟁과 가난을 겪은 3,40년대생과 50년대 태어난 전후 베이비붐 세대는 극심한 가난에서 살아남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였다. 그들이 젊은 시절 살아간 당시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그들은 가난에 대한 불만이 별로 없었다. 모두 못살았고 가난이 당연한 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저개발국가 국민으로서 국가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를 살아왔다. 학력은 중졸 수준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으며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였다. 1960년 초등학교 졸업자의 50% 이상은 중학교에 진학하지도 못했고 학령인구의 대학 진학율은 겨우 5%에 불과했다.(4) 이들 중, 3~40년대생들은 전쟁을 거치며 공산화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으며 미국을 일제 치하에서 해방하고 공산화와 가난에서 구해준 은인의 나라로 인식한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을 경제적으로(일부 문화적으로) 감히 뛰어넘을 수 없는 나라로 생각한다. 이들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 국가가 설정한 국가 발전 목표를 따라 묵묵히 일하며 국가의 발전 기틀을 마련했다. 개인의 권익보다 국가와 집단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 희생했던 세대다.


■ 86세대와 X세대

1960년~1970년대 태어난 86세대와 X세대가 청년기로 성장한 80년대 ~90년대 사회는 고도성장기, 중진국(개발도상국) 시절이었다. 중위 학력은 고졸 수준이 가장 많고 대학 진학율은 20~30% 정도였다. 개발도상국 시절을 지나며 ‘열심히 살아야만 남들보다 잘 살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내면화했다. 이들은 군사독재 정권과 민주화를 경험했고, 더 나은 시대를 위해 고민하며 투쟁을 통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동시에 X세대는 최초로 문화적 풍요와 소비의 자유를 누린 세대였다. 이들은 조직과 사회를 중시하며, 성실함과 조직 내 경쟁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동시에 개인의 개성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은 후발 개발도상국 국민으로서 미국, 일본 등에 열등의식을 갖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문화에 대한 선망이 있다. 따라잡아야 할 롤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은 어떤 부분에서 일본을 뛰어넘었다는 사실에 대해 의아함을 갖기도 한다.


■ MZ세대

반면 1980년~2010년 태어난 MZ세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자리 잡는 과정 또는 그 이후 성장한 세대다. 이들은 86세대, X세대의 자식 세대다. 역사상 가장 풍족한 세대이자 태어나면서 컴퓨터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K-POP, K-Drama, K-Food 등 'K'로 불리우는 세계적 문화 현상이 당연한 시대에서 자랐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선진국에 대한 열등 의식이 없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여 우리나라가 동등 또는 이상의 수준 국가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평균 학력 수준은 초대졸 이상이 가장 많고 대학 진학율은 80% 정도다. 또한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하지 않고 '자아 성취'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과거 세대처럼 국가나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받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개인의 가치와 자율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상사보다 뛰어난 학력과 스펙을 갖춘 경우가 많아, 위계질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과거 세대가 중요하게 여겼던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신념을 ‘비효율적인 노동’으로 간주하는 경향도 있다.

이 들은 분노한다. 사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청년 세대는 급진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60년대 7~80년대 청년기는 민주화를 위해 분노했지만 MZ 청년세대가 분노하는 이유는 초-중-고-대를 거치며 최대의 입시 노동에 시달리며 대학을 졸업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한다.



세대 간 충돌의 본질


이러한 차이로 인해, 기성세대는 MZ세대를 ‘끈기가 부족한 개인주의자’로 바라보고, MZ세대는 기성세대를 ‘능력 없이 자리만 지키는 꼰대’로 인식한다.

기존 세대는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신념 아래 조직을 위해 헌신해 왔다. 그러나 MZ세대는 그런 조직 중심적 사고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들은 능력과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받기를 원하며, 조직이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성세대는 MZ세대가 ‘예의 없이 기성세대를 무시한다’고 느끼고, MZ세대는 기성세대가 ‘합리적인 변화를 거부하고 낡은 관습만 강요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세대 간 갈등은 단순한 가치관 차이를 넘어, 생존 방식과 사회 시스템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차이에서 비롯된다.


저개발국가 구성원과 선진국 구성원이 넘어야 할 패러다임의 벽은 크고 높을수 밖에 없다. 서로 나라가 다른 것과 같은 '다름'이 있는데 어떻게 근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을까?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을까?


세대 갈등이 필연적이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어마어마한 갈등 해결 방법이 있을 것 같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다.

기성세대는 MZ세대를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MZ세대는 더 이상 전쟁이나 경제적 불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직에 헌신할 필요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기존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반면, MZ세대도 기성세대가 겪어온 역사적 맥락과 그들이 쌓아온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는 단순히 ‘변화를 거부하는 꼰대’가 아니라, '시대적 환경 속에서 최선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방식이 낡아 보일 수는 있어도, 그 나름의 이유와 역할이 있었다.


세대 간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지만, 한국처럼 후진국, 중진국, 선진국 국민이 한데 모여 계층화 되어 용광로처럼 사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에 갈등을 단순한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입장에서 조금 떠나 한 걸음씩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패러다임이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 다름을 인정하고,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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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패러다임(Paradigm). 표준국어대사전

2. 패러다임의 어원 - 쿤 『과학혁명의 구조』 (해제), 2004., 박은진)

3. 스키마(Schem.도식) - 스키마는 고대 그리스어 "skhēma(형태, 모습)"에서 유래한 말이다. 철학 분야에서 칸트(Immanuel Kant)가 순수이성 비판에서 Schema(도식)의 개념을 순수오성개념(범주)과 감성적 직관(현상)을 매개하는 상상력의 산물이며, 순수 개념(범주)을 시간 속에서 감각적으로 규정하는 능력으로 설명하였다. 이후 1930년대 심리학자 바틀릿(Frederic Bartlett)이 심리학 분야에서 스키마를 하나의 사안을 개인이 각각 가진 문화적 배경과 경험에 따라 왜곡.변형하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사용하였다. 이후 스위스의 발달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 가 1950년대 인지발달 이론에서 스키마(schème)를 핵심 개념으로 사용하면서 더욱 발전했다. 근래에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사용되며, 경험, 지식, 정보 등을 구조화하고 조직화하는 인지적 틀 또는 개념적 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https://www.archives.go.kr/next/newsearch/listSubjectDescription.do?id=003163&siteP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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