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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느린 레드퀸이 된 것은 아닐까

중국판 테슬라, 바이톤(BYTON) 플래그십 전시장에 가다

by 장재준


지난 1월 19일, '중국판 테슬라'라고 불리우는 전기차 브랜드 '퓨처모빌리티'의 '바이톤(BYTON)' 상하이 플래그십 전시장 오픈식에 방문했습니다. 늦었지만, 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_DSC8918.JPG?type=w1 길 건너 상하이 스타벅스에서 본 전시장입니다.
_DSC8946.JPG?type=w1 바이톤 상하이 전시장 외부 전경
_DSC8947.JPG?type=w1 바이톤의 전기 SUV 컨셉카인 'M-BYTE' 입니다.
_DSC8949.JPG?type=w1 가까이서 본 모습입니다.
_DSC8951.JPG?type=w1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네요.


_DSC8954.JPG?type=w1 바이톤 브랜드 로고 내부 싸인물입니다.

바이톤 마케팅 담당자의 안내로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중국시장 런칭 후, 한국에도 런칭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한국 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고, 바이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현대, 기아차가 있지만, 성공에 자신있다는 말도 합니다(흠.. 우리나라 고객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암튼 덕분에 이것저것 사진도 찍고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_DSC8956.JPG?type=w1 M-BYTE 의 휠 디자인

이 모델은 바이톤의 SUV 컨셉모델인 M-BYTE 입니다. 양산 모델은 2019년 말 경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양산형으로 손을 보겠지만 거의 이대로 나올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흠..정말일까요?


M-BYTE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20㎞ 주행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레벨 3단계(컨디셔널오토메이션,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 기술을 탑재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자율주행 레벨 2단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바이톤(BYTON)은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업체 '퓨처모빌리티(Future Mobility)'의 프리미엄 라인 브랜드입니다.


퓨처모빌리티는 2016년, '프리미엄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겠다며 중국의 최대 인터넷 업체 텐센트와 애플의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 등이 테슬라·BMW·닛산의 전직 임직원들을 영입해 만든 회사입니다. (저를 안내한 분도 BMW출신이더군요) 1월 세계 최대 가전 쇼 CES에서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바이톤은 2019년 중국 판매를 시작으로 2020~2021년 한국·미국·유럽에서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_DSC8958.JPG?type=w1 사이드 미러를 대신하는 사이드 카메라입니다.


컨셉트카 답게 사이드 미러가 없습니다. 대신 카메라를 장착하고 실내에서 모니터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옆 차선의 차량을 인식해서 차선 변경을 한다고 합니다.

_DSC8959.JPG?type=w1 거대한 메인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_DSC8955.JPG?type=w1 직원이 열심히 먼지를 털어내고 있네요
_DSC8960.JPG?type=w1 B자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닫힙니다.
_DSC8967.JPG?type=w1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테일램프 디자인입니다
_DSC8968.JPG?type=w1 테일램프의 디테일입니다

테일램프를 보면 마치 한가닥씩 교차하는 광섬유 빛 느낌이어서 언뜻 멋있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테일램프 커버에 도색이 된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렇게 차체 색상과 동일한 색으로 도색하려면 단가 상승의 요인이 됩니다. 양산형에는 다르게 적용될 것 같더군요.

_DSC8969.JPG?type=w1

전기 컨셉카답게 여기저기 LED를 사용했습니다. 로고에도 사용했네요.

_DSC8970.JPG?type=w1 번호판에는 M-BYTE Concept라고 써 있네요.
_DSC8971.JPG?type=w1 테일램프 디테일입니다.
_DSC8972.JPG?type=w1 충전 단자가 있는 곳입니다. 열어보지는 못했네요.
_DSC8975.JPG?type=w1 자. 이제 실내입니다. 거대한 메인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네요.
_DSC8976.JPG?type=w1 도어 패널입니다.
_DSC8977.JPG?type=w1 시트입니다.

착좌감은 그런대로 괜찮더군요. 약간 볼보 시트의 필링을 느꼈습니다. 볼보 시트보다는 좀 더 단단합니다.

_DSC8978.JPG?type=w1
_DSC8979.JPG?type=w1
_DSC8980.JPG?type=w1 광활한 메인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습니다

대칭형 센터 콘솔에서 길이 125cm, 너비 25cm의 광활한 액정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디스플레이는 모션 인식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_DSC8981.JPG?type=w1 스티어링 휠

듀얼 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가운데에 9 인치 터치 스크린이있어 시트 조정과 같은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여러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고 합니다.

_DSC8988.JPG?type=w1

스티어링휠 디스플레이 디자인은 사실 좀 진부해 보입니다. 안마의자 디스플레이 같습니다.


에어백은 아랫 부분에서 전개된다고 하는데 만약 사고시 디스플레이 조각이 운전자에게 상해를 일으키지는 않을지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그런데 뭐 컨셉이니까... 이 옵션은 양산형에는 빠질 것 같습니다. 아니, 빠져야 정상일겁니다.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기능을 제공해도 되는데 굳이 스티어링 휠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_DSC8987.JPG?type=w1 안면 인식 내장 카메라

내장 카메라는 안면 인식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운전자를 인식할 수 있고, 운전자나 동승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대응한다는군요.

_DSC8982.JPG?type=w1 송풍구의 디테일
_DSC8983.JPG?type=w1 루프 컨트롤 유닛
_DSC8984.JPG?type=w1 도어 패널 디자인입니다
_DSC8985.JPG?type=w1 도어 내측 마감 디테일

제 얼굴이 살짝 비치는군요.

_DSC8986.JPG?type=w1 도어 내측 마감 디테일 입니다.

컨셉 모델이라 그런지, 도어 힌지 부분이 조금 약해 보였습니다.

_DSC8989.JPG?type=w1 뒷좌석

분할형 뒷좌석은 꽤 넓고 안락했습니다. 시트 착좌감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_DSC8992.JPG?type=w1 뒷좌석에서 본 센터콘솔 입니다.

루프는 유리로 되어 있어 개방감이 뛰어났습니다.

_DSC8993.JPG?type=w1 뒷좌석 디스플레이

뒷좌석 디스플레이에도 안면 인식 카메라가 달려있더군요. 굳이 뒷좌석까지 이게 있을 필요가 있을까..싶었습니다. 자동차 내부 공간은 프라이버시도 중요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실제 양산형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_DSC8995.JPG?type=w1
_DSC8997.JPG?type=w1 뒷좌석 헤드레스트
_DSC8999.JPG?type=w1
_DSC9003.JPG?type=w1 리어뷰
_DSC9004.JPG?type=w1 사이드뷰

바이톤의 디자인팀은 BMW 출신들이 맡고 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디자인 수준이 높았고, 디테일도 좋았습니다. 테슬라의 경우는 도어 손잡이를 누르면 손잡이가 튀어나와 그걸 당겨서 문을 열었는데, 바이톤은 그냥 작은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닫힙니다. 굳이 액션을 두번 할 필요가 없지요.


M-BYTE -Concept는 양산형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면, 바이톤의 미래를 보여주는 또다른 컨셉카가 있습니다.


바로 세단형 컨셉모델인 'K-BYTE-Concept'인데요. 인공지능과 센서기술의 융합을 통해 레벨4(하이-오토메이션 자율주행) 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 주행을 달성한다고 합니다.(* 주: 아래 자율주행 레벨 참고)


_DSC9005.JPG?type=w1 세단형 전기 컨셉카 K-BYTE

K-BYTE는 앞, 뒤, 좌,우 모두 5개의 라이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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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DSC9009.JPG?type=w1 차량 측면에 개폐식 라이다 센서가 붙어 있습니다

차량 측면에는 'LiGuards'라고하는 개폐식 라이다 센서가 주차 시 또는 수동운전 시에는 들어가 있다가 자율 운행 모드에는 튀어 나옵니다. (제가 다가가니, 직원이 와서 이걸 작동시켜 주더군요) LiGuards는 차가 자율 주행 중임을 근처의 보행자에게 알려주기 위해 LED 등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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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DSC9015.JPG?type=w1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입니다. 모두 5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붕 위에는 'LiBow'라고 불리는 3차원 영상센서인 'Ridar'가 앞, 뒤로 설치되어 있고 양 측면과 전방에도 하나 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_DSC9016.JPG?type=w1 휠 디자인
uploads2Fcard2Fimage2F7891672F4add91e4-e982-452d-81c4-90d2d64c4762.jpg2F950x.jpg?type=w1 주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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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톤은 사용성에 기반한 IT 중심의 스마트카 컨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통신, 보안 등 주요 IT 기술의 차량 적용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극대화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를 넘어서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설립한지 겨우 3년만에 이룬 일들입니다. 어쩌면 그들이 한국 시장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던 것을 보면, 자신들의 강점과 우리나라 시장의 현황을 잘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느린 레드퀸이 된 것은 아닐까?

이렇게 상해에 있는 BYTON의 플래그십 전시장 오픈식에 방문하여 친절한 스태프들 덕에 이모저모 듣고 보고 사진 촬영도 할 수 있었는데요


보면서 느낀 것은 바로 '레드퀸 효과(Red Queen Effect)' 였습니다. ‘레드퀸(Red Queen)’은 1872년 발표한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 《거울나라의 앨리스》 에 등장하는 인물인데요, 1973년 미국 시카고대학 진화학자인 벤 베일른이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이론을 체계화하여 생태계에서 쫓고 쫓기는 평형 관계 현상을 레드퀸 효과에 빗대 제시한 이론으로 나중에 경제학 이론으로 발전하게 된 이론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여왕인 레드 퀸이 엘리스의 손을 잡고 숲을 뛰어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도 숲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지친 엘리스는 여왕에게 묻습니다.

“왜 아무리 뛰어도 숲을 벗어날 수가 없죠?” 여왕은 대답합니다.

“숲이 빨리 움직이기 때문이야. 우리가 숲을 벗어나려면 숲보다 더 빨리 뛰는 수밖에 없어.”


네. 지금 이 시대는 잠시 자리에 멈춰 선다면 그것은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급속히 퇴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를 부흥하게 한 대표적인 산업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달리고 있을까요?








주1: [참고] 자율주행 레벨 분류

레벨 0: 사람이 모든 것을 제어함.


레벨 1: 운전보조시스템.

사람이 운전 대부분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합니다.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긴급제동시스템(AEB), 차간 거리 유지 시스템(HDA),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 유지 지원 시스템(LKA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 자동 장치가 한 가지만 작동하는 단계입니다.


레벨 2: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술.

두 가지 이상 자동화 장치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만 부분 자동화가 이뤄집니다.


레벨 3: 운전 주체가 사람이 아닌 시스템. 고속도로 완전 자율 주행.

시스템이 차량 제어와 운전 환경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어야 레벨3 단계로 인정됩니다. 긴급상황 발생 시에만 운전자가 직접 운전. 차선변경, 추월, 장애물 피하기 등이 모두 가능합니다. 고속도로가 레벨3 정의에 해당하는 '특정 환경'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속도로 자율주행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레벨 4: 완전 자율 주행 무인차량 단계이지만 사람이 개입할 수 있음.

레벨 4와 레벨 5의 차이는 운전자 개입 가능 여부로 구분되며 레벨 4는 비상시나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수 있습니다.


레벨 5: 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율 주행 무인차로 사람이 개입할 수 없음.

모든 환경에서 시스템이 운전하고, 사람이 관여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은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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