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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란 무엇인가

기자가 하는 일, 기자의 종류

(Photo by Ulrik De Wachter from FreeImages)


[ 2013년 11월 12일에 facebook에 올린 글입니다. ]




나에게는 일이 곧 공부다. 일하면서 참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나쁘게 보면 남들이 일궈놓은 지식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버무려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뿌리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몰랐던 정보와 사실을 알게 되면 그걸 또 다시 모르는 누군가에게 전파할 수 있다. 


그 과정을 계속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작가는 창조자고, 기자는 편집자다. 최근 들어 알게 된 건데, 매체 바닥에서 흔히 쓰는 에디터(editor)라는 말이 '편집하다'라는 뜻의 영어 동사 edit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는 거다. 반대로 edit이라는 동사가 editor라는 말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얘기다. 신기한 얘기다. 짐작컨대, 에디터가 하는 일이 어떤 건지 이미 나와 있는 말들로는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려우니까 동사를 새로 만든 게 아니었을까.


굳이 말하자면 에디터는 지면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런 개념이라면 에디터의 능력은 다방면으로 뻗어 있어야 한다. 매체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편적인 잡지라면 자신이 맡은 지면 구성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한정된 지면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할 지를 자신이 책임지고 파악하고 구현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주제와 소재의 글을 누가 얼마만큼 쓰도록 할 것이며, 사진이나 일러스트는 어떻게 할 것이며, 그 배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고 그것을 구체화 하는 것이 에디터다. 그런 점에서 에디터는 기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기자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자는 기록하는 사람이다. 글이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녹음이든... 어떤 사안이나 상황을 '캡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흔히 기록하는 매체를 기준으로 기자의 종류를 구분하곤 하는데, 서양에서는 그보다 그들이 하는 일의 영역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일반적인 개념의 기자는 리포터다. 우리는 대개 리포터라고 하면 방송에 나와 무엇을 소개하는 일종의 단역 역할을 하는 사람을 떠올리는데, 실제로 리포터의 역할이 그런 것이라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넓은 뜻의 기자는 저널리스트다. 위키피디아의 정의에 따르면 저널리스트는 소식(뉴스)과 기타 정보를 수집하고 쓰고 배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브리태니커에는 저널리스트에 대한 정의가 따로 없지만, 저널리즘은 상당히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소식 및 관련 해설과 특색있는 내용(흔히 말하는 특집)을 팜플렛, 통신문, 신문, 잡지, 라디오, 영상, 텔레비전, 책, 블로그, 웹캐스트, 팟캐스트, e-mail 같은 매체를 통해 수집, 준비, 배포하는 일이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은 현업에 묻혀 지내다보면 종종 잊게 된다. 언론관련 전공을 하든 하지 않았든, 사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배웠어도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항상 마음 속에 새겨두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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