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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카' 문화가 성숙하길 바라며

다양한 관점과 목소리 속에서 문화의 줄기를 찾는 작업을 해 나가야


클래식카 전문가(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되지 않을 겁니다)는 아니지만, 자동차 역사에 관심이 많은 자동차 글쟁이로서 클래식카와 올드카, 자동차 역사에 관한 글들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써 오고 있습니다.


'역사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 탓인지, 우리나라에서 나온 자동차 역사에 관한 콘텐츠들은 대개 너비는 좁고 깊이는 얕습니다. 그나마 요즘 들어 점점 더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전보다는 많이 나오고 있죠. 


이렇게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관심과 열정, 도전과 노력, 이야기와 물건들이 모이다 보면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문화의 중심에는 그 주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지만 주제가 밑거름이 되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잎과 줄기, 꽃과 열매가 나오는 게 문화입니다.


물론 문화가 올바른 길,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즐기는 데에서 비롯된 문화는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때 성장하고 사회에 뿌리를 잘 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문화라는 추상적 개념을 좀 더 구체화하고 틀을 만들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형식에만 집착한다면 오히려 그 문화의 본질인 즐기고 나누는 것에서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직 제대로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문화라면 말이죠. 


클래식카 문화가 그렇습니다. 65년 남짓한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도 이제는 짧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130년 넘는 전체 자동차 역사와는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어디나 역사는 여러 배경과 요소들이 상호작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기 마련이고, 그런 점들을 고려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역사의 산물인 클래식카나 올드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의 틀을 잡겠다며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현상이나 물건을 단편적으로 해석하면 그 틀은 이상해지기 쉽습니다. 클래식카의 시대 구분이 좋은 예입니다. 경계선이 확연히 드러날 만큼 똑 부러진 구분은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대략 특정 시대에 나온 차들의 특징들을 살피다 보니, 큰 변화가 어느 시점으로 수렴되는 것을 알 수 있고, 대략 그 무렵을 기준으로 구분을 하는 거죠.


'어디까지가 클래식카고 어디까지가 그렇지 않은 차냐', '클래식카와 올드카는 뭐가 다른 거냐'라는 질문은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답을 찾아봐도 각양각색입니다. 정답은 없지만 대략 이러이러하다는 얘기가 주를 이루죠.


요즘 클래식카와 관련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여러 관점이나 생각들이 나오면서, 때로는 부딪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헐뜯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관련 문화가 성숙하지 못했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두서없는 정보와 주장들을 정리할 필요는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하고 있을 테고, 저 역시 사정상 한 가지 주제에만 집중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일들을 하면서 꾸준히 자동차 역사와 클래식카라는 주제도 짬짬이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결과물들은 아래에 링크한 글과 같은 성격의 것이 될 겁니다.


https://jasonryu.net/2011/01/31/2011-01-wh-classiccar-series-01/


링크한 글은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 웹진(처음에는 아이패드 앱진이었습니다) '위드 한성' 2011년 1호에 실린 것입니다. 격월간 앱진이라 1년간 여섯 차례 연재할 기획으로 시작했는데, 중간에 앱진 기획 방향이 바뀌면서 한두 차례 실린 뒤에 연재가 중단되었습니다. 


자동차 역사라는 맥락 차원에서 클래식카의 시대 구분과 특징들을 간단히 살피려는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중단되어 많이 아쉬웠던 기획입니다. 그냥 묵혀두기 아까워서, 일단 써놓은 글들부터 올려놓고 원래 계획했던 내용들을 자주는 아니어도 마저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자동차 역사와 클래식카에 관심 있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공감하시거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된 이야기들이나 다른 정보들을 갖고 계시다면 함께 나누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함께 만드는 풍성한 이야기들이 문화를 살찌우는 데 보탬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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