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레피센트2] 리뷰
말레피센트2
줄거리
옛날옛날 한 옛날에 마녀의 저주를 받아 잠들어버린 공주가 있었어요. 공주는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답니다.
말레피센트와 오로라가 해피엔딩을 맞은 이후에도, 왜인지 말레피센트에 대한 진실은 계속해서 와전되어 전해진다.
오로라는 '무어스'를 통치하는 여왕으로, 말레피센트는 숲의 수호신으로 평온한 듯 지내던 어느 날, 필립은 오로라에게 청혼을 하고야 만다.
말레피센트가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 일어난 그 날 아침, 전쟁은 이미 선포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화합은 누구 중심으로 이루어지나
숨은 의미 찾기
말레피센트는 1편에서도 2편에서도 배신당하며 시작한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남자가 자길 배신하더니, 이젠 그 딸까지. 필립왕자의 성으로 초대받은 두 사람. 당연하지만 분위기가 안 좋아졌고, 왕이 저주에 걸려 쓰러진다. 모두가 말레피센트를 바라보자 오로라도 외친다.
제발 저주를 풀어주세요!
말레피센트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편일거라 생각했던 오로라가 인간의 편에 서서 자신을 믿지 못하는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는다. 이 때 오로라가 요람 속에서 사라지는 장면은 , 말레피센트의 기억인지 상상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인상깊은 연출이었다. 더 이상 자신에게 오로라가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과 오로라를 잃었다는 상실감을 표현한 것이다.
오로라 또한 말레피센트를 잃은 상실감에 휩싸인다. 치장을 하고 앉아 규칙에 얽매인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말레피센트가 그토록 증오하고 혐오했던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다.
뿔을 가리시라고 하는 게 아니었어.
그녀는 이윽고 자신이 말레피센트에게 했던 실수를 이해한다. 필립의 부모님을 만날 때 말레피센트에게 뿔을 가리라고 천을 내줬던 것이 마음에 걸린 것이다. 말레피센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당당하게 밝히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에 그녀가 상처받았을 것을 염려한다. 이런 모습은 일상적인 딸과 엄마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감정선이었던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 오해의 불꽃을 일으키는 게 바로 필립왕자의 엄마인 왕비 잉그리스다.
이번에 말레피센트2를 두고 혹평이 나오고 있다는 건 안다. 인정한다. 마감처리 안 돼서 실밥이 너저분한 옷 소매를 보는 기분이었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이 공감할 텐데, 디즈니가 이번 영화는 개떡같이 만들어도 캐릭터만큼은 찰떡같이 내놓았다.
잉그리스는 여지껏 나온 '여성악당'과는 다르다. 자신만의 사연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념과 가치관을 세우 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지닌 여자 악당을 여지껏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악당이라고 하면 보통 남자가 하기 마련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완벽한 악인을 여성으로 대변하는 건, 특히나 동화에서 그랬다는 건 대단한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설공주의 마녀는 백설공주의 외모를 질투했고, 신데렐라의 계모와 언니들은 그 아버지의 재력과 왕자의 신분을 탐냈다. 그저 여성은 누군가를 시기질투하거나, 작은 탐욕에 눈이 멀어 악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허나, 이번 왕비는 자신의 색깔이 확실했고,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빨간마녀가 그나마 비슷한 부류라 할 수 있겠다.
그와 반대로 왕은 무얼 했나. 정말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던가.
저주에 걸려 쓰러져서 영화 내내 침대에 누워있다가 마지막에 저주가 풀려서야 일어났다. 마치 공주가 이야기 내내 쓰러져 있다가 왕자의 키스를 받고 기적처럼 일어나, 그저 결혼식을 올렸던 그 방식 그대로 말이다.
보통 왕은 절대적 권력의 끝판왕이다. 그런 강력한 존재를 누가 깨워주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잠만 자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미친 설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떤 누가, 왕에게 잠자는 숲속의 공주 포지션을 줄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당신의 자리는 내 뒤요.
초반에 왕은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앉아있는다. 평화와 화합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서, 초상화에서는 긴 칼을 뽑아들고 위엄을 뽐내는 모순적인 모습. 여기에서는 기성세대의 이중적인 잣대가 드러난다.
왕과 왕자는 똑같은 칼을 들지만, 왕자는 결국 칼을 버린다. 진정한 화합은 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깨닫는다. 왕과 왕자의 결론은 똑같지만 그 과정 안에서 왕은 알지 못하는 것을 왕자는 안다. 다음세대에게 왕좌를 넘겨주고 그들을 말없이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역할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다.
인물 간의 대립을 크게 나누자면 맥락적으로 영화는 자연과 인간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대립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인간의 맹공격에 자연은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으니.
통치를 하려면, 아랫것들에게 공포를 심어줄 줄 알아야 해.
인간을 대표하는 악녀, 잉그리스는 오로라에게 말한다. 한 나라를 다스린다는 건 꽃달고 맨발로 숲속을 뛰어다니는 것과는 다르다고. 그녀는 통치라는 명목아래 말레피센트에 대한 헛된 소문을 퍼트린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실상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자는 바로 잉그리스 본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꽃 알레르기가 있다는 설정은 이런 부분을 도드라지게 한다. 자신에게 위해가 되는 것은 모두 나쁜 것이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나 하겠다. 자신의 경험만으로 '무어스'를 위험지대라고 판단하는 것은 어느 인간에게나 있는 어리석은 점이다.
결국 인간은 자연 앞에 전쟁을 선포했으나, 강력하고 무시무시할 거라 생각했던 자연은 생각보다 나약했다. 그들이 아무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끝내 공격을 먼저 멈추지 않는다. 인간이 생각한 것만큼 자연은 위협적이지 않다. 오히려 인간이 위협적이지. 우리는 늘 자연을 파괴하려 들지만, 자연은 일부러 인간에게 재앙을 주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다.
결국 사랑하던 두 사람, 오로라와 필립은 그토록 원하던 결혼식을 올린다.
저희는 두 왕국의 화합을 위해서 결혼하는 게 아닙니다.
두 사람의 결혼 덕에 두 왕국이 화합한다는 왕의 말에 왕자는 대답한다. 그것 때문에 결혼하는 게 아니고, 그것 때문에 오로라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그저 자신들이 선택한 사랑이 쉽지 않은 사랑이었을 뿐, 의무로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커플의 알고리즘에 의하면, '우리가 결혼을 하니 화합이 이루어진다'가 아닌, '화합을 이루고 결혼하자'인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얼마나 인간중심적인가. 결혼이라는 인간의 문화로 인간과 자연의 화합을 꾀한다는 것은 그저 인간의 아이디어일 뿐. 게다가 결혼한 후에 오로라는 더 이상 숲이 아닌 성에서 지낸다. 이것은 공평한 화합이었을까? 동화적 의무를 다한 결말이었지만 역시 마음에 걸린다.
과연 현실이었다면 동화의 결말과 같았을지 말이다.
동화적 의무를 다한 결말
감상평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우리가 한 실수로 인해 어떤 참혹한 결과가 왔는지를 확인했으면서도, 인간은 계속해서 실수를 한다. 영화는 동화다운 마무리로 동화로서의 임무를 완수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에서 보자면 확실히 괜찮은 영화인데.
영 디테일이 아쉬웠다. 말레피센트와 잉그리스의 대립에 몰두하느라 주변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흠이라면 흠이다. 더불어 오직 전투신만을 위해 그 많은 요정들을 들러리로 만들었는지, 아쉬웠다. 주요 캐릭터 빼고는 내용적으로도 별로 할 말이 없다. 속편을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였는데, 그래서인지 더욱이 억지로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볼 땐 화려해서 시선을 뺏겼는데, 막상 다 보고나니 아쉽고 허무한 영화. 그래도 잉그리스와 말레피센트, 두 인물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해도 영화관 가서 제값주고 보면 왠지 돈 아까울 것 같은, 뭔가 손해본 것 같은 느낌이 되시겠다. 할인받아서 다행이다, 휴.
보기 전까지는 엄청 기대했다.
심지어 어쩌다보니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근데 보통 처음 보고 두 번째부터는 뭔가 명확하게 안 보이던 것들이 보여야 하는데 특별히 그런 게 없었다.
아무래도 보이는 게 다였나...?싶다.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은 영화같은데...이거 약간 디즈니빨인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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