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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작가 Feb 13. 2020

가족이 주는 믿음만큼의 상처

넷플릭스 영화 [유전] 리뷰

<줄거리>

한 여인이 죽었다.

그녀의 이름은 엘렌. 엘렌의 딸인 애니는 그다지 슬퍼 보이지 않는다. 엘렌이 '특이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사는 것이 고통이었던 애니는 이제야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이상한 기운이 집안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엄마의 흔적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라. 


<감상평>

  ‘파이몬’이라는 구체적인 악마를 숭배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이입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아무래도 ‘악마’라는 소재 자체가 한국적이지는 않기 때문일까. 생소한 의문만 남은 채 일단 영화는 끝났다.

  그러나 영화의 진짜 주제는 “유전”, 즉 가족이다. 집안의 음산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는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허용되지 않는 가족에 대한 감정(증오, 불신)이 묘한 시선을 만들어냈다. 관객은 제 3자 이기도하면서, 영화 속 가족 그 자체이기도 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만이 해결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애니의 믿음이 가장 무서운 게 아닐까. 그 믿음 이 피터를 낳아서 기르게 했고, 거부할 수 없는 가족의 굴레가 무서워질 때마다 상처를 줬겠지. 가족이 무서운 이유다. 선택할 수도 없는 존재가 나를 평생토록 괴롭히니까.

  유전이라는 건 어쩌면, 단순히 피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가족에게로 물려주는 상처일지도 모르겠다.

   

<관람 포인트>

1. 애니가 만들고 있는 미니어처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기

2, 가족의 모습을 영화 제목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기

3. 악마와 가족의 공통점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기(절대적 존재)


<전체 평점>

★★★☆(3.5)

함축적인 상징이나, 가족에게서 발현된 공포라는 점에서 색다른 공포영화였다.

늘 보던 영화들처럼 뻔한 전개와 결말을 예상했는데 아니어서 당황함과 동시에 공포 포인트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보고 난 후에는 조금 어려워서 "뭐야?"싶었는데 곱씹을수록 가족이란 존재의 무서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람들은 극찬을 하는데, 솔직히 나는 그 정도로 흥미롭지는 않았다.

어떤 가족을 겪어봤는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강력 추천은 아니지만, 본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을 그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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