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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작가 Mar 27. 2020

우리는 늘 노출되어 있다

소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붙잡힌 살인귀] 리뷰

<줄거리>

전직 IT회사에서 일하다가 돌연 형사로 전직한 키리노 료이치.

평소와 같이 범죄자의 PC 데이터를 복원하는 작업을 하다가 부장에게 급한 호출을 받는다.

바로 여섯 명의 여성이 살해된 탄자와 살인사건에서 한 명의 용의자에 대한 데이터만 전혀 없었기 때문.

데이터를 찾으라는 특명을 받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키리노는 해당 사건에 배정되어 수사를 하게 된다.

수사를 위해 마주한 연쇄살인마, 우라이 미츠하루는 키리노를 친구라고 부르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감상평>

  이전 작품에서처럼 스마트폰을 통한 해킹이 너무나 쉽고 간편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았다. 내 핸드폰을 의심하게 되는 계기로는 확실한 것 같다. 만약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 경각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좀 주의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이제 무서워서 공공 와이파이도 비번 없으면 사용 못할 것 같다... 내 핸드폰에 백신이 깔려 있던가, 하고 들여다볼 정도의 경각심을 주는 소설.

  약간 실망했던 점은, 다음 작품에 대한 떡밥을 너무 남겨놨다는 점? 전편이 대성공 했으니 우려먹고 싶을만도 하겠지만, 이런 소재로 소설을 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일단 작가 본인이 그 한계를 너무 잘 드러내고 있다. 전편처럼 사람의 감정을 담아내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설명문만 한가득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내용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사람들이 수사물이나 범죄물을 접할 때, 온전히 그 범죄에 대해 알고 싶어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있다면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정도가 아닐까...)범인과 형사의 밀당이 주는 긴장감, 얽힌 관계 속에서의 복잡한 감정들. 사실 범죄물은 사람의 감정이 더 주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지식 전달용 도서가 될 뿐이니까.


<독서 포인트>

1. IT계열 종사자이거나, 해당 계열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듯 함.

2. 전문적인 지식을 설명하는 부분을 굳이 이해하고 알려고 할 필요는 없고, 스토리에 집중해야 함.

3. 시간 때우기 소설로는 괜찮음.


<전체 평점>

★★(2.0)

  평점이 낮은 이유는 책을 다 읽고도 완벽하게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진짜 다 읽고 별로 감정적으로 남는 게 별로 없다. 인물들도 복잡한 것 같고, 그동안의 화자도 헷갈리기 시작하고.

  전편과 동일하게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그 범위가 훨씬 넓다. 때문에 IT계열에서나 사용할만한 단어가 많이 나오고, 그만큼 설명도 많이 나온다. 그것 때문에 소설 흐름에 대한 흥미는 솔직히 많이 떨어진다. 스토리가 탄탄한 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전개되는 양상도 이전과 너무 동일하다. 형사의 연인이 스토킹을 당한다는 점. 하나 더 추가된 것은 전작에서 붙잡힌 범인이 형사와 손을 맞잡고 수사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이미 많이 다뤄진 소재라 흥미롭지 않다. 무엇보다 이전 편은 그래도 연인 간의 감정선을 계속해서 보여줬는데 여긴 그런 게 전혀 없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로라고 생각한 것 같다.

  다만 영화화 한다면 분명 재미는 보장될 것 같다. 사이버 범죄물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영화화하기 좋은 주제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영화를 노리고 쓴 소설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내용은 글자를 읽으면서 이해하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고 넘어가는 편이 좋다. 그리고 인물에 대한 페이크도 영화가 훨씬 쉬울 것이다. 글자로 읽으면 시각보다 훨씬 숨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추가 감상평>

  예전에 책을 읽자마자 써놨던 리뷰인데, 다른 리뷰들을 먼저 꺼내느라 제 때 꺼내지 못했다. 사실은 이번에도 다른 책을 먼저 리뷰하려다가 이 리뷰가 눈에 띄었다. 문득 감정이 북받쳐올랐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감상평을 써본다.

  이 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통한 해킹, 사이버 범죄에 대한 내용이다. 경찰청을 해킹해 도시를 마비시키는 등 이전 작품보다는 다소 비중이 적긴 하지만, 개인정보로 개인을 협박하는 범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랜섬웨어나 낚시메일 등 사기를 통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그것으로 성폭행과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우리가 최근에 분노하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는 가해자의 얼굴과 이름이 궁금해서 국민청원에 동의한 것이 아니다. 피해자가 입은 상처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자신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신상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일인지 가해자가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또한 국민에게는 그런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이가 누군지 알고 피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가해자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하지 않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따른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다. 연일 언론에서는 가해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가해자가 구속되기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떠한 사건도, 일부 세력의 목적에 의해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건의 이면에는 피해자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가해자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 아직 잡히지 않은 가해자를 잡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이버 성범죄에 대한 처벌기준을 바로잡고, 재발방지를 위한 법을 만드는 것.

  분노는 외치지 않으면 사그라들고, 실천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나는 이 일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의 감상평을 남긴다. 잊지 말자, 본질은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을 내리는 것. 지은 죄만큼의 벌을 치룰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재판하도록 국가를 감시하는 것. 그들이 원하는대로 휘둘리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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