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가족들의 감정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며 단속하는 존재가 있다.
조막만 한 우리 집 강아지는 가족들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중성화된 수컷강아지인데도 말이다.
우리가 깔깔거리고 행복해 보이면 반드시 가운데 와서 관심을 차지하고, 다툴 때는 사람 사이를 번갈아가며 안기고 핥으면서 다툼을 막아준다.
그런데 그 평화주의자 강아지는 내 담당일진이다.
내가 조금만 큰 소리(화낸 것 아니고 진짜 목청 커서 큰 소리 냈을 때 포함)를 내면 달려온다.
안기거나 핥아주기도 하지만, 지긋이 쳐다보며 무언의 압박을 하며 조용히 하라고 한다.
게다가 요구사항이 있을 때 다른 가족들이 못 알아들으면 나한테 와서 말을 전하며 갈구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음식을 먹을 때마다 대놓고 가까이 코를 대고 냄새를 맡거나 손으로 박박 긁어대는데, 내 것= 자기 것 공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어이없어.
가족들에게도 물론 종종 하는 행동이지만,
약간 나는 자기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든 행동에 일말의 거리낌이 없다.
그렇다고 상 위에 있는 음식에 달려들거나 물건을 물어뜯거나 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하는 강아지는 아니다.
매일 산책 희생을 감내하는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난... 나는 집 밖은 무셔워...ㅎㅎ;
효년이 요기잉네.
효년인 나와는 다르게 강아지는 참 특이하게도 되게 말도 잘 듣고 얌전하고 순하고 착하면서도 몹시 새침하고 앙칼지다.
엄마를 닮았을 거라 생각한다. 귀여운 것까지.
닮아서일까 강아지가 제일 사랑하는 건 역시 엄마고 나는 본인의 따까리쯤으로 아는 것 같다.
분명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만 집사라고 한 것 같은데, 나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약간 생긴 것도 쫌 그래.
옛날에 새끼 때 엄마가 강아지를 데리고 지나가다가 고양이로 오해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 아, 야옹이다!! 얼굴이 없네 "
얼굴도 검은 강아지다.
검은 고양이 네로는 아닌 우리 집 강아지.
본인이 원할 때만 와서 애교를 부리고,
내가 한 100번 부르면 1-2번 확률로 오면서
와놓고 간식 없으면 바로 떠나기까지 하는 녀석.
간식 한 번 = 개인기 한 번을 정말 철저하게 지키는 녀석...
무료버전으로 손이라도 정말 잘 줘서 다행이다.
아, 가~끔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거나 기분이 몹시 좋을 때는 유료버전인 개인기도 해주긴 한다.
꼬순내가 끝내준다. 내 누룽지 사탕.
강아지 털에 얼굴을 묻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이 떠나가는 것 같다.
퐁실퐁실한 내 새꾸야 아프지 말고,
내 담당일진 계속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줘!
사랑해 우리 집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