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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라 Jan 02. 2018

2018년을 시작하며

-도요새의 비밀-

                                                                                        

학창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늘 콧노래로 흥얼거리다 보면 

마음의 근심이나 걱정이 날아가 버리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용기와 힘이 샘솟았던 그 노래,

도요새 도요새 그 몸은 비록 작지만 가장 멀리 나는 새, 

도요새 도요새 가장 높이 꿈꾸는 새, 

도요새의 비밀이라는 노래다.


도요새는 몇 백 그램 밖에 되지않는 아주 작은 새이지만

한번 날기 시작하면 제트 여객기로 12시간 비행하는 먼 거리를 날아간다고 한다.

일주일 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렇게 멀리 날 수 있는 이 새는

새 중에서 가장 멀고 가장 높이 나는 새로 유명하며

아직도 학자들이 도요새가 그렇게 높고 멀리 날 수 있는 

비밀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꿈을 이룬 사람의 비밀과 도요새의 비밀은 매우 흡사하지 않은가!

큰 꿈이 재력과 학벌 등 외적인 것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심이나 두려움이 전혀 없는 순수 의식인 자기 확신으로 이루어지듯이 

도요새도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높이 날 수 있다는 

순수 의식인 믿음으로 나는 것이리라.

내가 어릴적 이 노래를 좋아했던 이유도 

도요새가 자신의 작고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비행하는 것처럼 

나도 고통스런 현실을 극복하고 남다른 큰 꿈을 이루어 내고 싶었던 

마음 속 간절한 바램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난 어릴 때부터 꿈이 참 많았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호기심도 많았다.

역사 속 위인들이나 현실 속의 위대한 인물들이 

자기 꿈을 이루어낸 멋진 이야기의 책들을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열정이 솟아오르면서 

나도 언젠가 저렇게 남들에게 감동을 주고 영감을 주는 멋진 삶, 

세상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세상을 위해 크게 쓰여지는

그런 진실하고 위대한 삶을 살기를 바랬었다.


5, 6살 꼬맹이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줄까?" 

아버지가 물어보시면 난 곧잘 비행기를 사달라고 했다.

보통 그 나이의 여자 아이들은 인형이나 소꿉놀이 장난감을 원하는 것에 비해 

너무도 황당한 주문에 아버지는 딸을 잘 낳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시곤 했다.

아마 내 잠재의식 속에 있는 한계지어진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바램이 

어디든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는 비행기로 나타난 것 같다.

현실이라는 제약의 틀을 벗어나 꿈꾸고 싶고 날고 싶었던 내 마음의 소망이 표현된 것이리라.


하지만 점점 자라면서 현실이라는 관념의 틀이 

나를 가두기 시작했고 그 수 많았던 꿈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가난한 집안 형편과 현실의 초라한 내 모습이 나의 꿈들을 갉아 먹었고 

하늘 높이 비상하여 웅장하게 펼치고 싶었던 꿈과 이상을 접게 만들었다.

초라한 현실에서 비롯된 두려움의 관념 때문에 가슴뛰던 꿈들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소위 남들이 잘 산다고 말하는 평범한 삶을 향해 생각이 선회하기 시작했다. 


내 입장에서 보면 지루하기 짝이없고 재미없는 삶이지만

현실의 높고 높은 벽 앞에 작아지고 두려워진 마음은

그렇게 체념처럼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의식 속 깊은 곳에서는 

너무나 간절한 그 꿈들이 늘 살아 숨쉬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면서 도요새의 비밀이란 노래를 흥얼거릴 때, 

특히 "가장 멀리 날고 가장 높이 꿈꾸는 새"라는 구절의 가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몸 속 열정이 피어올라 

그 감동으로 혼자서 눈물 짓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 내가 감명깊게 읽었던 많은 책들의 맨 첫 페이지를 보면 

한결 같았던 나의 꿈과 이상이 적혀 있었다.

"나는 반드시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며 

인류 역사를 크게 바꾸는 멋지고 위대한 삶을 살리라!"

모든 꿈과 이상을 접고 현실의 관념에 밀려 목숨만 겨우 연명하며 

남들이 얘기하는 평범하고 별 감동도 변화도 없는 삶을 살던 서른 후반 나이의 어느날 

오래된 책장을 정리하던 중 사춘기 시절에 읽었던 수십 권의 책 앞머리마다 씌여 있는 

그 글귀를 발견하고는 다시금 내면의 희망으로 뛰고 있는 내 가슴을 발견했다.


그리곤 결심했다. 

더 이상 삶에 끌려 다니며 겁에 질린 강아지처럼 사는 그런 삶은 살지 않으리라. 

내가 어릴 때부터 꾸었던 그 꿈을 반드시 이루리라. 

한번 뿐인 내 삶을 멋지고 감동적이며 드라마틱한 영화같은 삶으로 만들리라.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법. 

그렇게 간절했던 내 바램에 우주가 준 답이 자운선가 였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고 초라한 한 여자의 엄청난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깨달음 외에는 없었던 것이다.


수행을 통해 에고를 버리고 본성을 회복하여 거듭 태어날 때 

사람마다 타고난 자기원형이라 할 수 있는 꿈과 이상이 삶 속에서 찬란하게 꽃필 수 있기에 

본성은 나를 깨달음의 여정으로 인도했던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각자의 이상과 꿈을 품고 세상에 태어나며

깨달아서 그 꿈을 실현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꿈을 이루어가는 행복한 삶은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우주의 선물이다.


다만 관념의 장벽 때문에 꿈을 품고 살아가기 보다는 

우주의 축복인 삶이 괴로움과 고통스런 숙제로 다가 오는 것 뿐이다.

관념을 모두 버리는 날, 누구든지 우주 본성의 선물인 

꿈같이 아름답고 찬란한 진짜 세상을 뚜렷이 보게 될 것이다.

그때 그는 진정 꿈꾸게 되고 자신이 그 꿈을 이룰 수 있음도 알게 되리라.


'모든 것을 버려야 모든 것을 얻으리라'는 예수님의 말처럼,

수행을 통해서 나는 내가 갈망 했던 소원에 대한 

집착과 절망을 모두 버리고 만족과 희망을 얻게 되었으며 

의심과 두려움을 모두 버리고 믿음과 열정을 얻게 되었다.

이제 나는 의심이라는 모든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뚜렷이 알고 있다.

나의 꿈들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금 나는 나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소망을 님품은 이들과 함께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이라는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가장 높이 그리고 가장 멀리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진실되며 위대한 이 꿈은 이미 우리들 마음 속에서 찬란하게 피어나 

그 향기가 온 누리에 진동하고 있으며 이제 곧 현실에서 

꽃 피워질 그 날이 멀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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