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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라 Jan 15. 2018

가슴으로 사는 삶

- 가슴으로 사는 삶 속에 감동과 행복이 있다 -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의식 수준에서 살고 있다.


수행이란 머리로만 살던 삶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사는 삶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머리로 사는 삶이란 머리의 생각만으로 사는 삶을 말하고 가슴으로 사는 삶이란 풍부한 감성으로 사는 삶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관념이 두터워진 나머지 가슴의 통로가 막혀서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대부분 머리로 살아가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가슴으론 아무런 느낌이 없는 사람도 있다. 오랜 세월 수행을 지도하다 보면 수행시키기가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바로 감성이 고갈된 머리형 수행자이다. 이들은 항상 머리의 생각으로만 살아왔지 가슴으로의 느낌이 없기에 수행법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머리의 생각으로만 수행하려 하기에 진보가 느리다. 


예를 들면 과거의 슬픈 기억을 버리는 과정에서 당시 슬펐다는 생각은 나는데 그때의 슬펐던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땐 슬펐지만 지금은 괜찮아" 하면서 가슴이 아닌 머리로 수행하는 사람, 심지어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좋든 나쁘든 어떤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다는 사람 등,  감정과 느낌이 메말라서 머리로만 살아온 사람들은 수행 중 굳혀지고 고갈된 감성을 되살리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삶 속에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울고 웃고 감동하며
살아온 사람이 훨씬 수행의 진도가 빠르다.


왜냐하면 수행은 머리가 아닌 가슴 즉, 감정 또는 느낌의 관념 에너지를 소거하는 작업이기에 기억 속의 감정들을 잘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간혹 드물지만 심한 머리형의 수행자들 중에는 사랑을 하고 싶은데 사랑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로는 사랑을 고백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사랑이란 감정은 어떤 느낌일까"라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분은 자신의 자식을 보면서 남들처럼 애틋하고 귀여워하는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싶은데 아무 감정이 일어나지 않고 다만 머리로 " 내 자식이니까 내가 보살펴야 하는 게지"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런 분들은 삶 속에서 너무 오랜동안 반복된 마음의 상처 때문에 감정이 메말라 버린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삶이 머리의 생각으로만 살아지고 가슴으로 감정을 느끼고 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수행 초기 입문 단계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일단 감성이 되살아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수행이 시작될 때 삶도 따라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게 된다. 어차피 삶이 곧 수행이므로 우리의 삶이 가슴의 삶이 되지 못한다면 수행의 진보도 느리게 되는 것이다.


 삶을 가슴으로 살아야 할 또 한 가지의 이유는 

가슴으로 사는 삶일수록 감동적이고 행복하다는 데 있다. 이에 반해 머리로 사는 삶은 무미건조하고 불행하다.

여러분들 모두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라.
소풍 전날 두근 거리던 가슴, 사춘기 때 영화 보면서 감동받았던 추억.
이성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하던 때의 떨림,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가슴 벅찼던 감동, 
이런 것들이 모두 가슴으로 사는 삶이 주는 선물이다.

이런 크고 작은 감동들이 없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삭막하고 건조하며 우울하겠는가.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나 권력이 있다 해도 이런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들이 없다면 진짜 삶이 아닌 것이다. 온몸의 세포가 기쁨에 넘쳐 춤추는 듯한 환희의 순간,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순간, 목숨 조차내 던질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랑의 순간, 이런 순간들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다. 그저 죽지 못해 견디고 버티어 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굳이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해도 삶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사는 삶으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수행으로 얻어지는 가치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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