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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성 Sep 18. 2019

NEXTSTEP이 꿈꾸는 미래

나는 이상주의자이면서 현실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현실적인 부족함이 있고, 타협하는 순간도 있지만 꿈꾸는 미래를 위해 어제보다 오늘 한 발자국 전진했다면 나는 지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다. 하지만 가슴속에 품고 걸어갈 꿈이 없는 순간이 더 힘들고 지치게 만들 것 같다.


무엇인가를 꿈꾸고 그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고 즐거움이 되었다. NEXTSTEP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 꿈이 나를 향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특정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약간은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돈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일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와 같은 꿈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을 시작한 후 NEXTSTEP나의 꿈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방향이 나와 더불어 주변 사람으로 확대되어 가는 느낌이다.


NEXTSTEP을 통해 꿈꾸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아직도 변화하고 있으며 진행 중이다. 1, 2년 후에 어떻게 변화해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내 생각을 스냅샷을 찍듯이 한번 정리하고 싶었다.


장인정신을 가진 개발자가 모여있는 커뮤니티

NEXTSTEP을 통해 만들고 싶은 미래의 모습은 '소프트웨어 장인정신을 가진 다수의 개발자가 모여있는 개발자 커뮤니티'이다.

지금까지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개발자가 갖추어야 할 정신과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하고 본 교육을 시작했다. 나는 프로그래밍 자체를 즐기고, 평생 학습을 지속하려면 프로그래밍을 대하는 자세와 개발자라는 직업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약간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개발자의 정신과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최근에 소프트웨어 장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체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NEXTSTEP이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향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프로그래밍 교육을 하고 있지만 단순히 프로그래밍 역량만을 전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책임감을 가짐으로써 좀 더 행복한 삶을 사는데도 약간의 기여를 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즉, 프로그래밍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신의 삶에 좀 더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강점을 찾으며, 불합리함에 저항하면서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가는데도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 그런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작은 변화를 만들 때 교육자로서의 삶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 부분에 대한 힌트를 소프트웨어 장인 책을 통해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소프트웨어 장인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열정. 이 단어 하나가 모든 것을 요약한다.

소프트웨어 장인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자신의 직무에 열정적이다.
문제를 단순한 방법으로 푸는 데 열정적이다.
배우고 가르치고 공유하는 데에도 열정적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진화하도록 돕는 데도 열정적이다.
그들의 코드를 공유하고, 초보 개발자들을 멘토링하고, 블로그/책/동영상/대화 등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데도 열심이다.
기술 커뮤니티 활동에도 열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장인은 겸손하다.
항상 더 나은 개발자에게 무언가를 배울 자세가 되어 있고, 경험이 적은 개발자들을 돕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장인이 가져야 할 핵심적인 자질은 정직과 용기다.'라는 의견에 나는 동의한다. 가장 핵심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자질이다.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 회사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려면 상당한 용기와 정직함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정직함과 용기를 가진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좋은 개발 문화, 품질 높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도전 및 공유

그렇다면 이런 장인 정신을 가진 개발자들과 모여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개인적으로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좋은 개발 문화와 품질 높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전파하고, 회사 내에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주는 일부터 시작하고 싶다. 더 많은 개발자가 좋은 개발 문화와 품질 높은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키우는데도 도움을 주고 싶다.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좋은 개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좋은 개발 문화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고 있다. 그런데 "좋은 개발 문화란 무엇인가?",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높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구현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개발 문화가 중요하고 품질 좋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회사들과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 그룹을 만들고 싶다.


교육자로 시작할 때의 다짐과 회고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교육자의 삶을 살아가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바람 중의 하나였다. 개발자의 삶을 살면서 안타까움 중의 하나는 개발자 사이에 좋은 개발 문화, 문제 해결 방법 등이 공유되지 않아 같은 실수와 삽질을 반복하는 경우였다. 회사가 다른 경우는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같은 회사 내에서는 충분히 같은 삽질과 실패를 줄이면서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대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삽질과 실패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기술 지원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술 지원을 하고, 문화를 만들면서 얻은 노하우를 다른 조직, 회사에도 전파할 수 있다면 개발자의 삽질과 실패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사례들을 찾아 전파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런 조직을 만들고 유지함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역량이 뛰어난 개발자들을 발굴해 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의 어려움이었다. 특히 지금보다 더 좋은 대우와 자유 시간을 가지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역량 있는 개발자들은 이미 좋은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공간적인, 시간적인 자유

NEXTSTEP을 시작하기 전까지 이런 바람은 단순히 꿈을 꾸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NEXTSTEP을 시작해 코드 리뷰 중심의 교육을 하다 보니 꿈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술 지원 조직을 만들기 위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먼저 먹고사는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새로운 일에 좀 더 쉽게 도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NEXTSTEP의 리뷰어 활동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점차 경제적인 자유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리뷰어 활동은 온라인으로만 활동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를 다니면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NEXTSTEP의 리뷰어로 참여하고 있는 강현구 님의 회사 눈치 안 보고 투잡하기 글을 보면 리뷰어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리뷰어 활동을 통해 일정 수입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면 약간의 위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기술 지원활동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리뷰어 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교육자의 활동을 병행하는 단계까지 넘어간다면 경제적인 자유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자유까지 만들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투자한 시간의 50%의 시간만 투자해 같은 돈을 벌 수 있다면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다른 활동에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경제적인 자유와 시간적인 자유를 가지는 전문가를 5명에서 10명 수준만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기술 지원 조직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개발자들은 자신이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하고 싶은 공간에서 일하고, 참여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까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술 지원을 하면서 쌓은 지식, 사례들을 교육 과정으로 만든다면 교육 과정 또한 현장의 경험이 녹아있는 과정으로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개발자 마을

나는 수도권이 싫다. 며칠 놀러 와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는 좋다. 하지만 내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공간으로서 수도권은 싫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 수도권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줄곧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왜? 시골 생활을 시작하면 먹고 살 방법을 찾을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크고 자랐지만 시골 생활을 하면서 자식을 키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일단 먹고 살 방법을 찾거나 자식을 키운 후에 자연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좀 더 젊은 나이에 시골을 선택해 자식을 키우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먹고 살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수도권을 선택하지 않고 시골 생활을 선택할 개발자들도 있지 않을까? NEXTSTEP을 통해 경제적인 자유, 공간적인 자유, 시간적인 자유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굳이 수도권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그런 개발자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시골 마을을 같이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것이 내가 NEXTSTEP을 통해 만들고 싶은 미래의 모습이다.


소프트웨어 장인 정신을 가진 개발자가 만들어 갈 미래

반드시 개발자 마을이 아니어도 괜찮다. 경제적인 자유, 공간적인 자유, 시간적인 자유를 만들어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개발자 집단을 만들어 세상의 불합리함에 맞서 싸우고, 정의를 지향하며, 세상을 지금보다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으면 충분하다.


소프트웨어 장인 정신을 가지면서 경제적인 자유, 공간적인 자유, 시간적인 자유를 가진 다수의 개발자가 모인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도전과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개발자들이 끊임 없이 소통하고,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시도하고, 돈은 되지 않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도 있고,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소프트웨어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굳이 회사에 소속될 필요도 없다. 진정한 의미의 프리랜서로서 자신이 투자한 만큼의 보상을 받고, 다른 개발자와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된다. 소프트웨어 장인 정신을 가진 개발자라면 이렇게 일하면서 삶을 유지하는 것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장인 정신을 가진 개발자 다수를 모으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일하고, 돈을 벌고, 협력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NEXTSTEP은 개발자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NEXTSTEP과 같이 해요

같이할 분을 초대하는 내용이라 이 부분은 높임말을 쓰는 것이 좋을 같아 이 부분만 높임말로 작성했어요

지금까지 NEXTSTEP이 현재까지 걸어온 길(NextStep이 걸어온 길 1, NextStep이 걸어온 길 2)과 앞으로 걸어가고 싶은 미래에 대한 글을 정리해 봤어요. 다가오는 미래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장담할 수 없잖아요.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장인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라는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커뮤니티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만들어 가고 싶은 미래가 NEXTSTEP의 미래가 되리라 생각해요.


지금은 제가 주도하고 있는 웹 백엔드 분야에서 리뷰어를 키우고,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웹 프런트엔드, 모바일, 데이터 사이언스 부분을 리딩하면서 저와 같이 NEXTSTEP의 미래를 만들어갈 분을 찾고 있어요. NEXTSTEP이 만들어갈 미래에 관심 있는 개발자들은 부담 가지지 말고 javajigi골뱅이gmail.com 또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남겨주세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병행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회사와 병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일단 도전해 보고 자신이 꿈꾸는 삶과 일치한다고 생각할 때 결정해도 충분합니다.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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