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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Oct 22. 2015

4. 쇼펜하우어가 생각한 세상

<무의미의미무미의무> 네 번째 밤.

"왜냐하면 내 의지가 지쳤거든. 가여운 내  의지,..."


“쇼펜하우어의 위대한 사상은 말이오, 동지들, 세계는 표상과 의지일 뿐이라는 거요. 이 말은 즉, 우리가 보는 세계 뒤에는 어떠한 실재도 없다, Ding an sich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이 표상을 존재하게 하려면, 그것이 실재가 되게 하려면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말입니다. 그것을 부과하는 막대한 의지 말이오.”


- 무의미의 축제, 밀란쿤데라 -



@용접 가스, 알곤



 드디어 전시 오프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확히는 20일 이미지난 후지만 기록을 남기고 정리한 후에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항상 조금 늦은 기록을 하고 있다. (핑계다.) 실은, 처음 감정을  분출시키면서 쓰던 글과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감정이 안정된 상태에서를 뭔가 토해내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원래 나는 무엇인가 한 가지를 꾸준히 할 줄 아는 그런 진득한 사람은 아니다. 지금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주변에 오래된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사진, 여자친구, 모바일 게임 등이 그렇다. 최소 4년 이상 함께하고 있는 걸로 가득하다. ) 나는 어쩌면 변화를 지독히도 싫어하는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오프닝 전 셋업중인 김도균 교수님과 상원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참 여러 가지 감정이 왔다 갔다, 온종일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감정의 기복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대체로 행복한 감정의 편에 속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감정들이 지속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금방 제 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용접 작업중인 어느 형님.
@오프닝 전날, 오늘은 여기까지.



 20대엔 지구가 내 중심으로 돌았다면, 30대에 가까워진 지금은 지구가 돌아가는 것인지 조차 헷갈리게 된다. 영영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 따라서 나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새삼 남의 감정에 눈치를 보는 일들이 많이 생기곤 한다. 가끔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서로를 배려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 번 더 삼키는 순간들.



@원숭이 Ji



 그래도 불같았던 그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꾹꾹 누르면서 누군가를 챙기기도 하는 여유로움을 보이는 것은 사실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든든하기도 하고. 위로가 된다. 성장하는 순간들.



@이지은, 실험실 - Comedy 1998 How to die 중 -



 전시 오프닝 전까지 공사가 계속 진행되었고, 점점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하게 나의 스승님도 전시에 와주셨고, 이화여대, 서울예대 후배들, 여러 학교 학생들이 우리들의 첫 번째 전시를 보러 와주었다. 먼길 온 그대들에게 맥주를 건네는 거 외엔 해드릴게 없었지만 다들 감사하게도 밝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켜주셨다. 학교 교수님들이 안 오셔서 다소 허전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좁아서 서있을 공간이 없을 정도..^^;;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첫 번째 무의미, Ji LEE
@경청해주시는 관객여러분들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지은이가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름 어색한 공백을 잘 채워주었던 것 같다.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와 아직 앞으로 그려나갈 작업들이 더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던 유익한 시간.


@하나 둘 쌓이는 빈 병.
@첫 번째가 될 뻔 했던 비시의 고백.
@찬이랑 지은
@방명록은 종합장과 크레용으로.





@인기가 많았던 7명의 전시초대장. 예상치 못한 고퀄.
@에코백 현장 판매!


학교에서 커뮤니티 디자인 수업 같이 듣는 친구들과 세운상가 6층에서 전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다희도 놀러 와서 응원해 주웠다. 오프닝에 든든한 지원 군들! 에코백도 구입해주었다. 흐흐.

오프닝 때 현장 판매는 전부 SOLD OUT!


곧 온라인 판매 개시를 앞두고 있다. 아마 오늘 아침에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홍보지기가 열심히 작업 중 :)


@무의미 에코백 전시 굿즈 SOLD OUT!
@Special Edition for KDK


 특히 교수님을 위한 에코백을 특별 제작했는데, 우리 작가들의 에코백 까지 전부 구입해서 선물로 주셨다. 감동의 쓰나미.. 뒤풀이 때 치킨을 먹으며 외로움을 토로하시던 교수님의 외침이 생생하다. 빨리 작가로 성장해서 같이 싸울 수 있는 우리들의 지원군이 탄생하길!



@안산에서 늦게 달려온 예배 후배님들.


 세운상가는 특성상 오후 7시 30분이 지나면 우리 전시장이 있는 철문을 닫고, 오후 8시면 전기가 모두 나가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조금이라도 늦으면 전시를 볼 수가 없다. 일찍 들 오세요~. 수업이 늦게 끝나고 안산에서 먼길 와준 예대 후배님들에게 작가와의 토크 시간 :)


이젠 시키지 않아도 먼저 작업 설명을 하고 있는 리지. 후배사랑.


@우리끼리 단체사진.


 우리 멤버 중 한 명인 여진이가 영국 런던에 다른 전시로 떠나 있는 바람에 자리엔 없었지만, 우리의 전시 홍보와 에코백 제작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은주가 대신해 단체사진을 남겼다. 사진은 김도균 교수님이 찍어 주셨다.


@무의미 전시보러 놀러온 찬이.






 지난  6월부터, 방학도 하기 전에 처음으로 다 같이 모여서 열심히 준비한 것들이 결실이 되는 순간들이 다가왔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겠지만, 이미 마음만은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은듯한 기분이다. 전시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셨다. 항상 학생들을 지지하고 지도해 주시는 교수님의 희생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보고 멀리서 응원해 주고 있는데 그 또 한 감사드린다.


@퇴근하고 응원와준 상윤이.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일지도.


 힘든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은 쉽게 흩뿌려지지 않는다. 물리적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언제나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이 어느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꿈꾸었던 세상이 무엇일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달렸다는 것!






                                                           알려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에코백 판매를 문의해 주고 계시는데요, 흐흐.

에코백은 이미 제작  완료되었고,  

저희 전시 오프닝 때 깜짝 이벤트로 잠시 판매를 했었습니다.

십 분 만에 모두 매진되는 대단한 기록(?) 아닌 기록을 세웠네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목요일 오후 한 시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자세한 사진은 http://muuimi7.tumblr.com 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주문은  http://goo.gl/forms/n08rXoDJxt 을 통해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의미 전시 굿즈, 에코백
@포장까지 예쁘게 해서 정성껏 보내드려요.


장사꾼이 된 기분이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












이번 프로젝트 전시의 로고.


이 글은 서울예술대학교 학사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사진전공 졸업생 6명과 실내 디자인 전공 졸업생 1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전시 과정을 기록하기 위한 노트입니다. 시각 예술을 공부하며 조금 더 우리가 하는 일들을, 삶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서투른 글을 남깁니다. 네 번째 기록. 끝.  (사진/글 이재준)



글을 쓰면서 찾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기록하는 것.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 함께 하는 것. 꾸준히 하는 게 생겼다는 것.

매주 수요일 발행하려고 노력 중이나 목요일 새벽에 겨우 발행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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