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다툼 May 01. 2022

바느질로 고쳐쓰기

- 미니멀 해지는 중

일상을 사진에 담아 글과 함께 풀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 카메라의 스트랩이 목에 거는 형태여서 삼각대에 세울라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치렁치렁하다고 느낀 넥스트랩

그때 '그래 손목 스트랩을 사면 간편하겠네'라는 생각이 스쳤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클릭한다. 싼 건 만원에서 비싼 건 오만 원을 훌쩍 넘는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어가는 중에 이렇게 소비욕구가 올라오면 [1-하나를 들이면 하나를 내보낸다] 룰을 떠올린다. '오 손목 스트랩 사고 이건 처분하면 되지.' 라며 합리화를 한다. [2- 대체할 다른 물품을 찾아본다]를 떠올린다. 불현듯 '고쳐 써 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사은품으로 받은 에코백을 티코스터로 고쳐 쓰고 있어 자신감도 차오른 상태였다. 

손바느질로 만든 티코스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본다. '창의력이 샘솟는구나! 좋았어' 넥스트랩을 반으로 잘라 손목 스트랩으로 만들어주면 될 것 같았다. 

반으로 잘린 스트랩


부탁한다 실과 바늘

가죽은 천과는 다른 묵직함이 있었다. 책상에 바늘귀를 짓누르며 손바느질을 해나간다. 힘든 작업이어서 손에 땀도 나기 시작한다. 

그럴싸하게 완성되었다. 

치렁거림이 없어졌고, 무엇보다 삼각대에 설치할 때 간소해져서 좋다. 손목에 걸어서 안정성도 테스트해본다. 합격이다. 

나의 고쳐쓰기는 멀리서 보면 희극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처럼.

처참한 바느질


작가의 이전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가는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