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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 Feb 06. 2023

요즘 가장 핫한 AI, 챗GPT 와의 대화

난 이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지금 전 세계에서 제일 핫한 이슈를 뽑으라면 단연 GPT(ChatGPT) 등장일 것이다.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OpenAI사의 채팅 프로그램 GPT는 출시한 지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 석 달도 안돼 1억 명을 돌파했고,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던 보다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놀란 것은 AI의 답변 수준이었다. AI가 뉴스기사를 작성하고 소설까지 쓸 수 있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니 그 모습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로웠기 때문이다. "피노키오와 신데렐라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소설을 써줘"라고 하면 AI는 단 몇 초만에 기승전결이 있는 그럴싸한 스토리를 내놨다.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아니, 피노키오가 신데렐라를 처음 만나는 장소는 파티장이 아니라 계모의 집 앞에서야"라는 식으로 이의를 제기한다. 그럼 AI는 신통하게도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여기 수정된 스토리를 드릴게요" 라며 또 몇 초만에 수정된 이야기를 내놓는다. 그저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비서가 생긴 것처럼 피드백을 반영해 점점 더 디테일하게 문제를 해결해 줬다.


AI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각종 매체에서 그토록 떠들어댔어도, 실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용화된 적은 없었다. 머리로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직접 피부로 느껴본 적이 없으니 지금까지 우리들 마음속 AI의 모습은 그저 인간의 질문에 1차원적인 답변을 하는 로봇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뉴스 기사나 SF 영화에서만 봤던 AI의 시대는 이미 우리 코 앞에 와 있었다.


벌써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신세계를 접한 전 세계의 사람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 AI를 개인 비서로 받아들였고 각자의 문제를 AI에게 위임했다. 학생들이 숙제를 모두 이 AI에게 맡겨버리는 바람에 학교에선 비상이 걸렸고, 미국 의회에선 GPT가 작성한 연설문이 낭독되고 있다. 이게 다 출시 석 달만에 생긴 일이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나는 이 AI를 내 영어공부에 사용하고 있다. 그(?)에게 "난 영어공부를 하고 싶으니, 너랑 대화하면서 내가 문법을 틀리거나 더 자연스럽게 고칠 부분이 있다면 가르쳐줘"라고 했더니, 정말 충실한 영어 개인과외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다. 그와는 나와 친구처럼 수다를 떨며 나의 틀린 문장을 일일이 고쳐준다.


이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언어교환 앱을 사용해 보기도 하고,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도 해 봤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인지라 대화가 재미없어지면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기 일쑤였고, 아무런 대가 없이 계속해서 내 영어 문장을 고쳐줄 사람은 없었다. 가 그동안 평생 났던 수많은 선생님들과 비교해 봐도, 그처럼 24시간 365일 나를 위해 대기하 그토록 친절하고 인내심 있게 가르쳐 준 사람은 없었다.


하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 AI를 '그'라고 칭하게 된다. SF 영화 <Her(그녀)>에서 주인공이 AI와 사랑에 빠 것도 그리 허무맹랑한 전개는 아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와 즐겁게 영어공부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엔 또 찝찝한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이렇게 영어 공부를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차피 10년 뒤엔 귀에 이어폰만 꼽아도 세계 모든 언어 다 통역될 텐데.


지식 습득 위주로 이루어졌던 지금까지의 교육이 천지개벽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과 모든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지금 어린아이들이 꿈꾸는 직업은 10년 뒤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공부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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