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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an 28. 2023

혼자 떠난 17000km 미대륙 횡단
#6여행 준비 팁

미국 대륙 횡단 여행 준비의 핵심 팁

물품 준비과정과 병행되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일은 여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 엔진 오일 체크하는 법, 점프 스타트 하는 법, 스노 체인을 장치하고 해체하는 법, 바퀴를 교체하는 법, 타이어 펑크를 임시로 수습하는 법 등을 숙지해야 했다. 내가 언제 이런 일을 해 볼 기회가 있었겠나. 하지만 혼자 인적이 드문 도로를 다녀야 하니 대비를 해야 한다. 돌발 상황에서 빠르고 능숙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방법을 읽고 이해하는  정도가 아니라 여러 번 반복 연습하여 실제 상황에서 헤매지 않게 해야 한다.  떠나기 전 사용 설명서만 읽고 가거나 한 번 정도만 해 본 후 떠났다가 여행 도중 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장비 자체의 결함이 있는 경우 미리 사용해 보지 않으면 이를 발견할 수가 없다. 눈 덮인 산악 도로에서 생각지도 못한 장비 자체의 결함이 발견되어 스노 체인을 사용할 수 없어 아찔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 자신의 시행착오 없이 다른 사람의 경험과 깨달음을 거저 얻어 실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니 새삼 인터넷이 고맙다.

 

트래킹을 하다 곰과 마주치지 않으려면 트레킹을 하면서 소음을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곰은 사람을 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소리를 냄으로 곰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하여  마주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물론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만약 그래도 트레일에서 곰을 만난다면? 단호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곰에게 말을 하란다. 설마 곰을 말로 설득하라고 하겠나. 다만 목소리를 냄으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 비명을 지른다든가 하는 건 곰을 흥분시킬 수 있다. 트레일에서 곰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룹으로 다니면서 소리를 내고 다니라고 하는 데 나는 혼자이고 트레일에서 사람들을 만난다고 해도 계속 같이 가는 건 아니니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곰은 음식 냄새를 2마일 떨어져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음식뿐만 아니라 화장품, 심지어 치약이나 부탄가스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냄새에 민감하고 호기심을 가진단다. 베어 스프레이도 사용법을 잘 익히고 무엇보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그래야 덜 당황하고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20대에 유럽을 혼자 여행했을 때도 항상 사용했었다. 그래야 긴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기가 쉽다. 


"Did you kill this bear?"라는 표지가 트레일 곳곳에 붙어 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엔 저게 무슨 말인가 했다. 나중에 설명을 보니 사람들이 버리거나 준 음식을 먹은 곰들이 학습 효과를 통해 음식을 찾아 사람들에게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즉 사람과 음식을 연관시켜 사람들을 공격하게 되는 거다. 한번 사람을 공격하는 곰은 다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죽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들의 부주의한 음식 처리나 잘못된 행동으로 결과적으로 곰을 죽여야 하니 "Did you kill this bear"라는 사인을 걸어 놓은 것이다. 어쨌든 이런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트리니 교육을 시켜야 한다.  곰이 서식하는 곳을 트레킹 하면서 진한 향수를 뿌리고 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정말 그런 사람들을 생각보다 자주 본다. 


음악소리를 크게 해서 트레킹하는 건 어떠냐고 물었더니 파크 레인저가 하는 말이 기계적인 소리는 인간의 소리보다 효과적이지 않단다. Bear horn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조용히 걸어가는 것보다 무슨 소리라도 내는 게 좋겠지.  어쨌든 사람이 별로 없는 비수기에 곰이 많이 서식하는 국립공원을 트레킹하기 위해서는 곰의 습성과 아울러 안전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봄에는 동면에서 깨어난 굶주린 곰이 많지 않겠는가?

또 여행에 필요한 앱을 찾아  설치하고 사용법을 익힌다. 내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구글 맵을 오프라인으로 사용할 수 있게 여행 지역의 지도를 다운로드하고 종이 지도도 구입한다. 구글 지도만을 의지하다가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여러 번 경험한 바다. 구글 지도를 이용할 때 목적지를  '~~National Park' 이라고 입력하면 공원 한가운데 숲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 그러니 정확한 지점을 입력해야 한다. '~~Visitor Center' , '~~Trail head' , '~~Gate' 라는 식으로 입력해야 한다.   


각 공원에서 안내소가 어디인지, 어떤 규칙이 있는지, 비상시 어디로 연락을 해야 하는지, 필요한 시설의 유무,  이용 가능 여부,  FF 사이트에 머물 수 없을 때 갈 수 있는 플랜 B 숙소의 정보 등도 수집해야 한다. 


국립공원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구입해야 하는 패스가 있는데 바로 ‘America the Beautiful National Park Pass’라고 하는 미국 국립공원 연간 입장권이다. $80에 구입할 수 있다. 노인들의 경우는 연간 입장권이 $20, 평생 입장권이 $80 밖에 안된다. 온라인으로도 주문할 수 있고 국립공원 입구 게이트에서도 살 수 있다. 보통 한 공원의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 당 $20-35인데 나의 경우 20여 곳을 넘게 방문하니 이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정말 이득이라 할 수 있다. 이 패스로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National Monuments, National Historic sites, National Recreation Areas  등도 이용 가능하다. 또 KOA  멤버십을 구입하면 KOA 캠핑장 예약 시 10%를 할인받을 수 있고 사용 금액에 따라 캐시 크레디트를 받을 수도 있다. 가격은 일 년에 $36이다. 


정비소에 가서 오일 체인지를 하고 모든 것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하게 한다. 17000 킬로를 넘게 운전해야 하니 중간에 오일 체인지를 2번 정도 해야 한다. 경로와 거리를 계산하여 대략 어디쯤에서 오일 체인지를 할 것인지 예상하고 근처의 적당한 정비소를 리뷰를 통해 미리 조사한다. 모르는 곳에서 오일 체인지를 했다가 낭패를 본 이후로 아무 데나 가지 않게 되었다.


준비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차 안의 모든 세팅이 실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지 직접 차에서 실험해 보는 것이다.  여행이 임박해서는 준비하는 동안 집에서 하루에 만보를 넘게 걷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아들한테 엄마가 집에서 만보 넘게 걷는다고 했더니 믿지 않다가 페도미터를 보여 주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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