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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an 29. 2023

혼자 떠난 17000km 미대륙 횡단 #7 드디어 출발

불안을 이겨내고 드디어 대장정의 출발!

남편은 내가 이 여행을 정말 강행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차를 타고 오래 다녀야 하는 여행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5월 중순이 되면 같이 갈 수  있으니  정 가고 싶으면 그때 같이 가자고 말한다. 남편은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반대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번엔 아닌 듯하다.


계획했던 출발일이 며칠로 다가오자 나 자신도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무리를 해서 그런지 몸도 좀 피곤했다.  아직 3월 중순이라 여전히 춥다. 밤에 따뜻한 잠자리에 누워 생각한다. 여기도 이렇게 추운데 산 위에 있는 공원들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 따뜻하고 편한 집 놔두고 1-2 주도 아니고 두 달을 고생하고 다녀야 하는구나. 내가 기간을 너무 길게 잡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떠나기 직전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일단 떠나면 이런 마음은 사라질 거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았는데 빠지는 것 없이 잘 챙기자.  걱정하는 남편에게 조심해서 다닐 테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이동 경로와 숙소 정보를 모두 주었다. 매일 연락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걱정이 될 것이다. 

 

떠나는 날 아침, 배웅하는 남편과  큰 아들을 보며 모두에게 걱정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에게 내가 없는 동안 잔소리할 사람이 없으니 자유를 즐기라고 말해 보지만 분위기는 다소 경직되어 있다. 남편과는 달리 아들은 내가 결국 이 여행을 떠날 거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중간중간 필요한 게 없냐고 물어보고 여행에 필요한 용품을 가장 많이 선물한 이도 큰 아들이다.  남편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정말 가야 하겠냐고 묻는다... 약간의 불안함과 그보다 약간 더 큰 기대감과, 몇 달을 준비해서 드디어 떠나는구나 하는 뿌듯함, 그리고 앞으로 식사와 집안일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아들과 남편에게 미안함이 뒤 섞인 가운데 손 흔드는 두 사람을 뒤로하며  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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