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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Feb 24. 2023

혼자 떠난 17000km 미대륙 횡단 #14브라이스캐년

브라이스 캐년 캠핑장과 여행 정보

캠핑장 정보

브라이스 캐년 안에는  North campground와 Sunset campground가 있다.  North 캠핑장은 일 년 내내 개방되어 있는데 5/10- 10/7일 까지는 Recreation.gov에서 예약을 해야 하고 그 외의 기간에는 FF(First Come First Serve) 사이트로 운영된다. 관광 안내소와 General Store에서 가깝고 4개의 Loop에 총 100개의 사이트가 있다. 텐트 캠핑은 모든 Loop를 다 이용할 수 있고 RV 캠핑은 A와 B Loop에서만 할 수 있다. 요금은 텐트가 $20, RV가 $30이다. 겨울에는 보통 Loop A 만 개방되어 있고 요금은 텐트와 RV 모두 $20이다. General Store에 Coin Laundry와 Coin shower가 있지만 걸어서 10-15분 가야 하고 여름에만 운영된다. 관광안내소 바로 앞에 있는 셔틀버스 정류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셔틀버스를 타고 여행하기 편리하다.


Sunset Campground는 관광안내소에서 남쪽으로 1.5마일 떨어진 곳에 있고 Sunset Point와 가깝다. 3개의 Loop에 총 99개의 사이트가 있고 4/14- 5/18일 까지는 FF 사이트로 운영되고 5/19- 10/14일 까지는 예약을 해야 한다. 10/15- 10/31까지는 다시 FF사이트로 운영되고 11월부터는 아예 폐쇄된다.  B와 C Loop는 'Tent Only' 사이트이고 역시 캠핑장 입구에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요금은 North 캠핑장과 동일하며 두 캠핑장 모두 일회 최대 14일, 일 년에 30일까지 머물 수 있다. 



브라이스 캐년을 여행하고 온 여행자들로부터  North 캠핑장 FF 사이트가 오전 일찍 마감된다고 하는 정보를 미리 들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캐피톨리프 국립공원을 떠났다. 약 두 시간 반 정도를 운전해 10시 반 경 North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자리가 2개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 캠핑 요금을 지불하러 입구 쪽으로 걸어갔더니 얼굴이 다소 굳은 여성 여행자가 도대체 몇 시에 와야 자리를 잡을 수 있냐고 내게 물어본다. 간발의 차이로 마지막 하나 남은 자리를 놓친 모양인데 속상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런 비수기에 11시도 안 돼서 자리가 다 차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갑자기 오늘 묵을 곳을 급하게 찾아야 하니 속이 상할 것 같다. 10분만 늦게 왔더라면 나도 자리를 구하지 못했을 뻔했다.  그녀에게 건투를 빌어주고 관광 안내소로 가서 트레일 정보를 받은 후 셔틀버스 스탑으로 갔다. 

Amphitheater, Bryce Canyon, Utah


브라이스 캐년은 유타의 5개 국립공원 중 그 규모가 가장 작지만 독특한 후두(hoodoo)라는 지형으로 유명하다. 후두는 퇴적암이 융기된 후 침식 장용을 거쳐 만들어진 첨탑 기둥 모양의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기둥은 주로 사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꼭대기는 사암보다 더 단단한 암석으로 되어있는데 색깔이 주홍색, 분홍색, 흰색등이 섞여있어 그 모양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든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후두 집합체가 모여있는 곳이 바로 브라이스 캐년이라고 한다. 관광안내소가 해발 2406미터에 위치해 있고 제일 높은 곳은 Yovimpa point로 2778미터이다.  


공원 안에 이어진 scenic drive를 따라 남쪽 끝에 있는 Yovimpa point까지  19 마일 거리를 이동하며 13개의 전망대를 구경할 수 있다.   1년 방문객수가 2백만이 넘기에 유명한 전망대에는 주차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셔틀버스를 타면 주차 걱정 없이 전망대를 이동하면서 쉽게 구경할 수 있고 트레킹을 하기에도 셔틀버스가 편리하다.  시간이 없거나 트레킹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Scenic drive의 남쪽 끝 Yovimpa point까지 드라이브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명한 전망대인 Bryce point, Inspiration point, sunset point, sunrise point, bryce amphitheater에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몰려 있지만 트레일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scenic drive도 앞에서 말한 전망대들보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편이다. 


첫날은 관광 안내소 셔틀버스를 타고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시작해 인스퍼레이션 포인트를 지나 선셋 포인트까지 트레킹을 했다. 이 트레일은 2019년 방문 후 2번째인데 그때는 잠시 들르는 여정이어서 이 트레일만 트레킹 한 후 공원을 떠났었다. 이 짧은 구간이 브라이스 캐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구간일 것이다.  


선셋 포인트에서 시작하는 Navajo 트레일은 경사가 600피트 정도 계속 하강하는 구간이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두어 명의 건장한 젊은 청년들을 제외하곤 하나 같이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Navajo 트레일을 다시 되돌아 올라오지 않고 Navajo트레일의 끝에서 시작되는 Queens Garden 트레일로 이동해 선라이즈 포인트로 돌아와 트레킹을 끝냈다. Navajo-Queens Garden 트레일은 합쳐서  5km쯤 되는  구간인데 특히 Navajo 트레일은 마치 고대의 도시로 들어간 것 같은 독특하고 이질적인 경관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멀리 보였던 후두들 사이를 직접 걸어가며 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왠지 분위기가 영화를 촬영하기에 좋은 곳일듯하여 찾아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브라이스 캐년에서 촬영된 영화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상영된 영화들은 아닌 것 같다. Queens Garden 트레일은 캐년 바닥에서 시작해 1마일이 넘는 구간으로 약 200미터 높이의 경사를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니  별로 힘들게 느끼지 않고 종착지인 sunrise 구간까지 올라갔다. 

Navajo Trail, Bryce Canyon, Utah
Navajo Trail, Bryce Canyon, Utah


Navajo Trail, Bryce Canyon, Utah

둘째 날 아침은 차를 타고 scenic drive의 남쪽 끝에 있는 Yovimpa point까지 이동하면서 여러 전방 대들을 둘러보았는데 이중 가장 알려진 전망대는  Natural birdge이다.  원래는 오후에 Fairyland Loop 트레일에 있는 Fairyland point를 트레킹 하려고 했는데  공원 바깥에 있는 진입로가 눈 때문에 막혀있었다. 공원 안에 도 Fairyland Loop 트레일 입구가 하나 더 있지만 이 입구에서 출발하면 Fairyland point까지의 트레킹 거리가 너무 멀게 된다. 동행이 있었다면 Fairyland Loop 트레일의  전 구간(12.8km)을 트레킹 했겠지만 비수기라 트레일에 사람이 별로 없으니 혼자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포기했다.  대신 Tower Bridge 트레일을 트레킹 하기로 했다.  Tower Bridge 트레일은 Fairyland Loop 트레일의 시작 구간으로 왕복 4.8km, 총 290미터의 경사를 내려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트레일이다.  


Tower Bridge 트레일에는 사람들을 볼 수 없었다.  트레킹을 시작하고 처음 한 시간 동안 내려가면서 딱 한 팀만을 만났다. 아버지와 여행하는 50대의 남성이었는데  아침 8시에 트레킹을 시작해서 Fairyland Loop 트레일을 완주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아버지 때문에 천천히 걷고 자주 쉬느라 6 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면서 전 구간 트레킹하는 걸 추천한단다. 아버지는 70대가 훨씬 넘어 보였는데 빈 손이었고 아들은 큰 배낭을 메고 있었다. 나이 드신 아버지를 위해 50대의 아들이 시간을 내어 둘이 같이 여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Tower Bridge Trail, Bryce Canyon, Utah


그들과 헤어진 후 Navajo-Queens garden trail과는  분위기가 또 다른  바위산과 절벽의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내려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기만 하는 건 브라이스 캐년의 아름다움을 십 분의 일도 보지 못하고 가는 거 같다. 내려다보는 건 정지되어 있는 한 장면이지만(물론 이것도 아름답고 독특한 장관이다!) 캐년 후두 사이를 트레킹 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관을 가까이 보는 것은 가슴 뛰는 즐거움이다. 연신 혼자 감탄을 하며 이 트레일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내려가면서 또 한 팀을 만났는데 Tower Bridge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라가는 가족 여행자들이었다. 십 대의 자녀들이 아주 피곤하고 지쳐 보인다. 저만한 나이 땐 자연경관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Tower Bridge Trail, Bryce Canyon, Utah

드디어 Tower Bridge에 도착하니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는 바위 조형물이 있었다. 트레일이 표시가 잘 되어있지 않아 돌아갈 때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지나온 길을 사진을 찍으면서 진행했다. 주의할 점은 사진을 찍을 때 진행 방향이 아니라 돌아갈 때의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한적한 트레일을 트레킹 할 때는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생각 없이 걷다 보면 길을 잃어버리기가 십상이다. 주위가 다 비슷비슷하거나 트레일이 아닌데 트레일처럼 착각이 되는 길들도 있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트레일보다 더 트레일 같은 길들이 있다.  그러므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트래킹은 항상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세 시간 이상이 걸리는 트레킹은 1시 이후엔 시작하지 않는다. 물론 트레일에 사람이 많고 한적한 곳이 아닌 경우는 예외다. 나의 트레킹 백에는 호루라기와 컴퍼스,  추운 날씨엔 핫팩과 Emergency blanket을 포한한 다른 몇 가지 비상 용품이 항상 들어 있다. 괜히 무겁게 왜 들고 다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수고로움으로 마음의 평화를 사는 것이다.  종종 비싼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지만 한 번도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고 아까워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런 경우,  보험은 마음의 평화를 돈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속이 편하다. 

Tower Bridge Trail, Bryce Canyon, Utah

돌아오는 중간 지점에서 한 청년을 만났는데 Fairy point까지 갔다 오는 길이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동행했는데 알고 보니 놀랍게도 같은 동네 같은 길에 살고 있던, 더 놀라운 건 딸과 학교를 같이 다니던 청년이었다. 나보고 그럼 누구누구 엄마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놀랐다. 몇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같은 동네에 살던 딸 친구를 만나다니 정말 이런 걸 두고 세상이 좁다고 하나? 한국도 아니고 이 넓은 미국 땅에서 말이다.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가다 보니 별로 힘들지 않게 트레킹을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트레킹 폴의 덕을 정말 많이 봤다. 특히 경사진 트레일을 올라갈 때 폴이 없었으면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브라이스 캐년을 방문하면 꼭 캐년 바닥을 내려가는 트레킹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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