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 캐년 (Zion Canyon) 캠핑장과 여행 정보
자이언 국립공원 내에 있는 캠핑장은 2개가 있다. Watchman 캠핑장은 일 년 내내 예약제로 운영되고 6개의 Loop에 총 175 개의 사이트가 있다. A와 B Loop는 각 사이트에 전기가 있고 텐트와 RV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C, D, F Loop에는 전기가 없다. 요금은 전기 사이트는 텐트 RV 모두 $30, 전기가 없는 사이트는 $20이다. 플러쉬 토일렛이 있고 캠프장 내 식수 스테이션이 있다. 나무들이 거의 없어 그늘을 찾기가 힘들다.
South Campground는 Watchman 캠핑장보다 나무가 약간 더 있다. 총 120여 개의 사이트가 있으며 사이트에 전기는 없다. Watchman, the Archeology, the Pa'rus 등의 Trail 입구가 캠핑장에서 가깝다. 주의해야 할 점은 4-5월에는 Tent caterpillars가 캠핑장 사이트 전역에 퍼져있어 바깥에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고 7-8 월에는 사이트에 개미가 아주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캠핑장에서 해충제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캠핑장 내에 플러시 토일렛과 식수 스테이션이 있다.
두 캠핑장 모두 관광 안내소에서 가까워 셔틀버스를 타기에 편리하지만 South 캠핑장이 관광 안내소에서 더 가깝다. Virgin River라는 강이 두 개의 캠핑장 바로 옆으로 흐른다. 가장 가까운 타운은 Springdale인데 Watchman 캠핑장의 강 건너에 있다. 캠핑장 내에는 샤워나 세탁 시설이 없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강 건너 스프링데일에는 여러 시설들이 있다. 일회 방문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날짜는 14일이고 일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일수도 역시 14일이다. 국립 공원중 가장 예약하기 힘든 캠프장중 하나이다.
브라이스 캐년을 떠나 자이온 캐년으로 향했다. 자이온 캐년은 유타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국립공원으로 연평균 450만 명의 여행자들이 방문하니 연중 사람들로 붐빈다.
한국사람들이 그랜드 캐년 다음으로 많이 방문하는 곳이 아닐까 한다. Zion이라는 명칭은 성경의 ‘시온’과 같은 단어로 몰몬 신자인 Isaac Behunin에 의해 명명되었다. 그는 자이언 캐년에 최초로 영구 정착한 European -American인데 1861년에 지금의 Zion Lodger가 있는 자리에 통나무 캐빈을 짓고 정착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지은 교회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이 장엄한 대성당 (바위산들)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 여기가 시온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몰몬 교인들은 19세기 후반부터 이곳에 정착했는데 그 이전에 Anasazi 인디언들이 지금으로부터 1500-1800년 전에 이곳에서 정착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거쳐온 유타주에 있는 세 개의 국립공원들 즉 캐피톨 리프, 브라이스, 자이언 캐년에 모두 몰몬 교도들이 초기에 정착하였는데 왜 하필 이렇게 산속 깊이 험준하고 외진 곳에 정착을 했을까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그 당시 몰몬 교도들을 향한 종교적 차별과 박해가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정착해서 살기 힘든 곳, 또 정부의 영향권이 잘 미치지 않는 곳을 찾아 이렇게 험준하고 외진 곳에 들어와 정착을 했다고 한다. 정착 초기에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할 수 없다. 특히 이런 지형에서 혹독한 겨울을 어떻게 지냈을까.
9번 도로에 들어선 후 공원이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좌우에 거대한 바위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자이언 국립공원의 유명한 랜드마크 중의 하나인 Great white throne이 보이고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동쪽 입구를 통과해 10여 마일 정도를 더 가면 왼쪽으로 관광안내소가 나온다. 예약해 두었던 Watchman 캠핑장을 먼저 들렀는데 이곳이 원래 사막 지형이어서 그런지 나무도 거의 없고 사이트에 그늘이 하나도 없는 땡볕이었다. 브라이스 캐년에는 며칠 전에 눈이 왔었는데 여기는 벌써 더웠다. 여름이면 그늘이 없어 여기서 캠핑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은 뒤 걸어서 관광안내소로 가서 정보를 얻고 관광 안내소 바로 앞에 있는 셔틀버스 스테이션으로 갔다. 셔틀버스는 3-11월에만 운영되며 이 기간 중에는 Zion Canyon Scenic Drive에 자신의 차로 들어갈 수가 없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9번 도로와 Zion Canyon Scenic Drive가 만나는 곳에 게이트가 있는데 Zion Lodge에 묵는 투숙객들만 이 게이트를 차로 통과해 Scenic Drive로 진입할 수 있다. 겨울에 셔틀버스가 운영되지 않을 때는 자신의 차로 Zion Canyon Scenic Drive를 운전하며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나 도보로는 일 년 내내 진입이 가능하다. 셔틀버스 스탑은 9개가 있는데 이들을 통해 트레일 입구로 갈 수 있다.
유명한 “The Narrows”는 폐쇄되어 있었고 Angels Landing 트레일은 비수기에 동행 없이 혼자 가기는 걱정이 되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처음으로 트레킹 하기로 한 곳은 emerald pool 트레일이었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했던 트레킹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을 여기서 본 것 같다.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답다. 가족 단위의 여행자들이 유달리 많았다.
셔틀버스 5번 스탑인 Zion Lodge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면 emerald pool 트레일 입구 표지판이 나온다. Emerald pool 트레일은 lower, middle, upper pool까지 가는 코스인데 upper pool까지 가는데 약 1마일이 걸린다. 개인적으론 lower pool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Upper pool까지 갔다가 Kayenta 트레일로 간 후 다시 Groto 트레일로 향했다. Kayenta 트레일의 끝에서 6번 버스 스탑으로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돌아와도 되지만 Groto 트레일로 가서 처음 시작한 5번 스탑으로 돌아왔다. 총거리는 6km 정도가 되는 것 같다.
Zion Lodge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7번 스탑에서 내려 Riverside 트레일 입구로 갔다. 오늘의 마지막 트레킹이다. Riverside 트레일은 사람이 많고 강을 따라 걷는 트레일로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막차 시간을 확인하고 늦지 않게 돌아오기 위해 걸음을 서둘렀다. 이번 여행에서 가능하면 하루 7마일 이상의 트레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야만 이번 여행의 목표인 총 250 마일 트레킹을 달성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트레일 입구에 거의 다 와가는데 이제야 트레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봤다. 지금 들어가면 막차 셔틀버스는 당연히 못 탈 텐데 말을 해 줄까 하다가 이미 알고 있고 다른 계획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더구나 학생들도 아니고 나이 든 성인들이니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계속 걸었다. 조금 더 가니 혼자온 남자 여행객이 여기서부터 시간이 얼마 걸리냐고 묻길래 셔틀버스를 타고 돌아갈 계획이라면 지금 가면 그 시간에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더니 고맙다며 그냥 돌아간다. 아까 그 사람들한테도 말해 줄 걸 그랬나.
다음날 아침에 Angels Landing 트레일과 비슷한 전망을 볼 수 있다는 Canyon Overlook트레일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캠핑장을 떠났다. 왜냐하면 이곳은 셔틀버스가 가지 않고 주차장도 작아 십여 대정도 밖에 주차할 수 없기 때문에 아침 일찍 가야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왕복 1.6km 거리의 중간 난이도의 트레일로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일중 하나이다. 8시 반쯤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도로에 주차가 길게 되어있어 나도 도로에 주차해야 하나 생각하며 일단 주차장에 들어갔더니 다행히 하나 남은 자리가 있었다. 인기 있는 트레일이라 그런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다. 올라가면서 멀리 Great white throne이 보이고 내려다보는 전망이 장관이다. 정상에 올라가니 Caynon Overlook이라는 이름답게 사방이 확 트인 Zion Canyon의 360도 전망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들린다. 내려가는 길에 사람들이 몰려서 웅성거리며 맞은편 절벽을 손짓하고 있는 게 보였다. 알고 보니 맞은편 깎아지른 절벽에 두 마리의 산양이 앉아 있었는데 어미와 새끼 산양이었다. 다시 주차장에 돌아와서 보니 차들이 늘어나서 도로 양쪽으로 끝도 보이지 않게 주차되어 있었다. 모두 Canyon Overlook트레일을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다. 캠핑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올라가서 유턴을 해야 하기에 위로 가는데 1km를 넘게 올라갔는데도 여전히 양쪽으로 주차된 차들을 볼 수 있었다. 유턴을 해서 내려가던 중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가는 아빠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트레일 입구까지 걸어가면 아이들은 트레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힘이 다 빠질 것 같다. 경사가 꽤 있는 길이라 쉬운 트레일이 아닌데 아이들을 동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저 대여섯 살 아이들이 힘들게 올라가서 그 전망을 보고 좋아할까? 뭐 양육방식의 차이겠지.
캠핑장에 차를 두고 점심 전에 Watchman 트레일을 트레킹 하러 갔다. Watchman 트레일은 왕복 5.8km로 112미터 정도를 올라가는 중간 난이도의 트레일이다. 겨우 112 미터의 높이라 가볍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올라갔는데도 연달아하는 트레킹이라 그런지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 Watchman point가 트레일의 끝인데 전망대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전망은 없었지만 트레킹 하면서 보는 경치가 아름다웠다. 내려오면서 올라가는 두 젊은 여성을 만났다. 평상복 차림에 운동화도 신지 않은 채 올라가는데 땀을 뻘뻘 흘리는 게 몹시 힘들어 보인다. 급기야는 올라가면서 욕(?)을 내뱉는다. 웃음이 났다. 욕하면서 까지 올라갈 필요가 있겠는가?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닐 텐데 그냥 돌아가면 되지. 이 트레일은 저런 평상복과 신발로는 올라가기가 힘들 것이다. 아직 트레일의 중간도 못 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 지나자 다시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포기했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그래서 위에 가도 이미 보는 것 외에 별거 없다고 위로(?)해 주었더니 그러냐며 다행이란다.
관광안내소에 가서 기념품 자석을 산 뒤 점심을 먹고 다시 셔틀버스를 탔다. 몇 개의 전망대를 더 둘러보고 10마일을 채우려고 Pa'rus Trail로 갔다. 이 트레일은 Virgin River를 따라 있는 쉬운 트레일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포장이 되어있어 걷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더 많다.
몇 년 전에 자이언 캐년을 방문했을 때는 트레킹을 하지 못하고 차로 대충 둘러보기만 했었는데 그때 시간과 돈을 헛되이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 근처에 올 일이 있어서 온 김에 들르는 경우라면 그런 식의 여행도 괜찮겠지만 트레킹을 하지 못할 거면 멀리서 여길 오는 것은 비용 시간 대비 효율적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나의 성향이다. 트레킹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놓치는 것이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