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er 캠핑장은 south rim에 있는 Grand Canyon villiage 가까이에 위치하며 캠핑장 입구에서 셔틀버스(블루라인)를 이용할 수 있다. 그랜드 캐년에서 연중 개방되는 유일한 캠핑장이며 또한 가장 큰 캠핑장으로 327개의 사이트가 있다.. Grand Canyon villiage에 General store가 있어 식료품이나 캠핑 용품등을 구매할 수 있다. 플러쉬 토일렛과 식수가 있으나 사이트에 있는 것은 아니고 캠핑장 곳곳에 있다. 전기가 있는 사이트는 없다. Recreation.gov를 통해 예약하며 요금은 $18이다. 성수기에도 15개의 FF(First come first serve) 사이트를 운영하나 보통 오전 11시이전에 마감된다. 한번 예약에 최대 7일까지 사용할 수 있고 일 년에 총 30일을 사용할 수 있다.
Desert view 캠핑장은 50개의 사이트가 있고 작은 RV 사이즈나 텐트 사용자들을 위한 캠핑장이다. 2023년은 4/15에 개방되고 겨울은 개방되지 않는다. Ten-X 캠핑장은 142개의 사이트가 있고 이중 30개는 FF사이트로 운영된다. 공원 남쪽 입구에서 4마일 정도 떨어진 Kaibab National Forest에 위치해 있다.
North rim 캠핑장은 87개의 사이트가 있으며 5/15-10/15까지만 운영된다.
Grand Canyon은 North rim과 South rim으로 나누어지는데 South rim은 애리조나주에 위치하며 피닉스와 플랙스태프 등의 도시에 가깝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면 North rim은 유타주에 위치하며 고도가 더 높고 일찍 눈이 오기에 접근하기가 더 힘이 들다. 그랜드 캐년 방문객의 90%는 South rim 방문자이고 오직 10%만이 North rim을 방문한다.
세도나를 출발 오후 1시경에 그랜드 캐년에 도착하니 관광안내소는 닫혀있었고 다음날 날씨가 -8C로 떨어지고 눈이 온다는 안내문이 관광 안내소 바깥 게시판에 붙어있었다. 원래는 캠핑장에 먼저 체크인을 하고 첫날은 가볍게 Rim tail을 트레킹 하고 둘째 날에 Bright angel trail을 트레킹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 눈이 온다면 트레킹을 할 수 없기에 캠핑장에 가지 않고 관광 안내소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곧바로 Bright angel trail 입구로 갔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나와 같은 이유로 온 사람이 많았다. 예전에 왔을 때는 Mather point에서 Rim tail을 20-30분가량 걷고 바로 떠났기 때문에 트레킹은 전혀 하지 못했었고 또 그동안 Bright angel trail에 대해 워낙 많이 들었기에 기대가 많이 됐었다. Bright angel trail은 그랜드 캐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레일이다. 트레일 입구는 Bright angel lodge의 서쪽에 있는데 관광안내소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는 Back country information 센터에 주차 후 트레일 입구로 걸어갈 수 있다. 트레일 입구에는 Kolb studio와 Lookout Studio가 있는데 이곳에서 기념품이나 책을 팔거나 골동품이나 작품등을 전시하기도 한다. Lookout studio에서는 그랜드 캐년을 내려다보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연간 6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그랜드 캐년을 방문하지만 이 중 5%만이 전망대를 내려가서 트레킹을 한다고 한다. 이 5%중 오직 10%가 캐년의 바닥 콜로라도 강이 있는 곳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Bright angel trail은 입구에서부터 그랜드 캐년의 바닥에 있는 콜로라도 강까지는 약 8 마일(12.9km , one way), 그리고 Phantom ranch까지 가면 9.9마일(15.9km)의 구간으로 1340미터가 넘는 고도 차이가 난다. Bright angel trail은 그랜드 캐년에서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트레일로 손꼽히기도 한다. 가끔 하루 만에 왕복하는 대단한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Bright angel 캠핑장이나 Phantom ranch에서 하루를 자고 돌아오는 1박 2일 코스를 택한다. 하루 만에 내려갔다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여름철의 더운 날씨를 피해서 해야 한다. 1.5, 3, 5, 8 마일 지점에 Rest house가 있으나 3마일 지점에 있는 Rest house에는 화장실이 없다. 물은 여름에는 모든 Rest house에 있으나 비수기에는 고도가 높은 Rest house 수도관은 동파 위험 때문에 폐쇄된다. 그러나 어느 때 가더라도 홈페이지를 통해 Rest house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트레일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 물과 스낵인데 탈수로 인한 사망사고뿐만 아니라 물을 너무 과다하게 흡수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더위로 인해 물을 너무 과다하게 섭취하여 체내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사망한 경우이다. 그래서 여름에는 물뿐만 아니라 소금도 같이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자료가 기록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그랜드 캐년에서 900 명의 사망자가 있었고 이 중 낙상 사고자가 198명이다. 절벽 위 관망대에서 사진을 찍다가 절벽에 서 있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망각하고 더 넓은 시야를 찍기 위해 뒷걸음치다 절벽으로 떨어진 사람, 딸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떨어지는 척하려던 아버지가 실수로 정말 떨어진 경우, 영화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해 절벽으로 차를 몰아 자살을 시도한 사람등 다양하다. 이러한 위험한 곳에서는 평소에 흔히 할 수 있는 작은 실수가 죽음으로 연결된다. 어처구니없는 순간의 작은 실수로 목숨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나 역시 여행 중 사람들이 위험한 곳에서 점프를 하거나 일정 지역을 벗어나지 말라는 표지판을 무시하고 들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내가 Bright angel 트레일을 갔다 온 후 6-7주쯤 지났을 때 혼자 Bright angel 트레일을 트레킹 하던 여성 한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했었는데 몇 주전에 또 한 명의 남성이 Bright angel trail에서 사망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Bright angel trail에서 자주 사망 사고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트레일이 계속 내려가는 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체력 조건보다 더 멀리 내려간다는 것이다. 내려가면 몇 배나 힘들게 그 길을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그 사실을 자주 까먹는 것이다. 내려 갈수록 기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캐년의 바닥은 120F(48.9C) 까지도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거리보다 더 많이 내려간 후 견디기 힘든 더운 날씨에 힘들게 위로 올라가는 도중 체력이 고갈되고 물도 부족하여 탈수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에 뉴스에 한동안 자주 나왔던 사건이 기억난다. 30대 후반의 여성이 딸과 조카를 데리고 Bright angel trail을 트래킹 하다가 물이 떨어진 상태에서 딸이 어지러움을 호소하자 아이들을 트레일에 남아 기다리게 하고 자신은 물과 도움을 찾아 떠났었다. 그러나 길을 잃어버리게 되고 아이들은 나중에 다른 여행자들에게 발견되어 무사히 돌아왔지만 엄마는 수색 끝에 사망한 채 발견되었었다. 그 당시 뉴스를 듣고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Bright angel trail에는 지금 내려가는 길을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사실을 계속 환기시키는 표지가 있다.
그랜드 캐년에 전해 오는 러브 스토리가 있는데 1929년에 그랜드 캐년 South Rim에서 박물학자로 일하던 Eddie Mckee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당시 North Rim에서 일하던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휴일이면 South Rim에서 North Rim까지 왕복 무려 80km를 하이킹해서 갔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놀라운 정성이 그녀를 감동시켜 마침내 그녀는 Eddie Mckee를 중간지점인 Phantom Ranch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휴일에 80km를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기 위해선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계속 걸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을 보고 다시 그 먼 길을 돌아와야 했을 것이다. 걷는데 훈련이 된 사람이 휴식을 취했을 때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32km, 휴식을 취하지 않을 경우 48km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의 길을 걸을 때의 이야기고 길도 잘 정비되어 있지 않고 경사가 심한 바위 산길 80km를 계속 걷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여성이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당시에 North Rim에서 Phantom Ranch까지 혼자 하이킹을 매번 한 그의 부인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는 그랜드 캐년의 바닥을 흐르는 Bright Angel Creek에서 그녀에게 청혼해 마침내 그녀와 결혼했다고 한다. 그 후 11년 동안 그랜드 캐년에서 일하고 그들이 사망한 후 South Rim에 있는 묘지에 묻혔다고 한다.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은 그 시절 Eddie Mckee가 설렘을 안고 부지런히 걸었던 길일 거다.
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던 캐년을 가깝게 보며 그 장엄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트레일을 내려가다가 이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니 계속 내려갈 수가 없어, 1.5마일 휴식 구간을 지나 2마일이 채 되지 않는 지점에서 돌아섰다. 돌아갈 때 2 마일 이상의 경사를 계속 올라가는 건 너무 무리인 것 같아서다. 나처럼 추운 날씨에 이 길을 트레킹하는 것이 여름 더운 날씨에 하는 것보다는 몇 배로 나을 것 같다. 아이들과 같이 오는 부모들은 물과 스낵을 단단히 준비해 와서 1.5 마일이나 그전에서 돌아가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1마일 정도만 내려와도 충분히 전망대와는 색다른 그랜드 캐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레킹 폴이 없었다면 도저히 올라오지 못했을 길을 한걸음 한걸음 할머니가 고갯길을 올라가는 속도로 올라왔다.
Hopi point & Bright angel Trail에서 내려다 본 전경
Brght Angel Trail
다음 날 눈이 오면 아무것도 못할 가능성이 있어 Bright Angel 트레킹을 끝낸 후 West bound 셔틀버스를 타고 9개의 전망대들을 둘러봤다. Powell Point, Hopi Point, Mohave Point 와 콜로라도 강을 볼 수 있는 Pima Point, 그리고 마지막 전망대인 Hermit's Rest를 둘러보았는데 이 중 Hopi point가 가장 유명하고 그랜드 캐년에서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곳이다. 서쪽 전망대들을 구경한 후 사우스 림 캠핑장(Mather)으로 향했다. 밤에 마이너스 8도까지 떨어지고 눈이 온다고 해 단단히 준비를 했는데 그 탓에 자다가 몇 번 너무 더워서 깨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밤새 눈이 별로 내리지 않았고 햇살이 화창해 춥기는 해도 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오전에 orange line 버스를 타고 어제와 반대로 동쪽에 있는 전망대들을 둘러보았다. 점심 식사 후 Yavapai point와 Geology Museum을 들렀다가 Yavapai point에서 Pipe creek vista 전망대까지의 3.8km Rim tail을 트레킹 한 후 South kaibab trail 입구로 갔다. South kaibab trail은 개인 차량이 주차할 수 없어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자전거, 도보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나는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어린 학생들이 단체로 왔는데 주차장에 있는 엘크를 보고 귀가 따갑도록 소리를 지른다.
Hopi Point West rim
Desert view Drive
Desert View Drive
South kaibab trail은 Skeleton Point까지 약 왕복 9.6km, Phantom Ranch까지 왕복 25.6km이며 약 1460미터의 고도차이가 나서 Bright angel trail 보다도 가파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South kaibab trail로 내려가서 Bright angel trail로 올라오는 경로를 택하기도 한다. 트레킹을 시작하고 30-40분이 지났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지고 추워져서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오다가 셔틀버스에서 만난 노부부가 Desert View Drive가 좋다고 꼭 가보라고 했다. 내가 Sout kabaib trail을 가다가 포기하고 왔다고 하니 자신들은 South kaibab trail을 어제 갔다 왔는데 자신들이 그랜드 캐년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라고 이 역시 꼭 가보란다.
Desert View Drive는 관광 안내소 주차장에서 나와 좌회전해서 가다가 64번 도로로 다시 좌회전한 후 25마일 정도 펼쳐지는 Scenid Drive를 말한다. 여러 개의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마다 색 다른 그랜드 캐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Sunset을 보기 종은 전망대는 Yapapai point나 Lipan point인데 Lipan point가 사람이 적고 Sunset도 아름답다. 결혼식을 마치고 왔는지 한 신혼부부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채로 앉아 케이크와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
셋째 날은 둘째 날 보다 바람이 적어서 South Kabaib trail을 다시 가기로 했다. South Kabaib trail은 Bright angel trail보다 사람이 적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South Kabaib trail에서 보는 전망이 더 마음에 들었다. Bright angel trail보다 확 트인 그랜드 캐년의 파노라마 전경을 더 잘 볼 수 있었다. 1.5km 정도 가면 'Ooo Aah point'가 나오는데 그랜드 캐년의 동쪽의 파노라마 전망이 펼쳐진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경관에 감탄하여 '우와'라고 내지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되돌아 가는데 나는 Cedar ridge point까지 가기로 해서 계속 내려갔다. 그런데 여기를 내려가며 처음으로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트레일은 경사가 있거나 고도가 높아도 한쪽은 절벽이었는데 이 트레일은 능선을 따라가는 트레일이라 좌우가 다 내려다 보이는 것이다. 한 번은 좁고 위로 올라가는 길인데 길 끝이 하늘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올라가는 계단이 중간에 멈춰져 허공에 있는 것 같은 순간적인 착시현상이 들었다. 좁은 능선에 난 길이니 좌우 공간에 아무것도 없고 양쪽은 가파른 절벽이다. 트레일에서 벗어나기만 하지 않으면 안전하고, 또 벗어날 일도 없지만 시각적으로 겁이 나는 것이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오면 안 되겠다 싶었다.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있으니 반대편 쪽에서 넘어오던 아저씨 한 분이 나를 보더니 무섭냐고 물어본다. 무서울 것 없다며 어메이징 한 뷰가 있다고 인죠이하란다. 마침내 Cedar ridge point에 도달했을 때 정말 여기까지 내려오길 잘했구나 싶었다. 360도의 확 트인 캐년의 파노라마 전경에 가슴이 벅차온다. 이곳에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Bright angel trail과는 달리 South kaibab trail Rest house에는 물이 전혀 없다. 물은 오직 트레일 입구에서만 구할 수 있다.
돌아가는 길은 2.4km 정도의 거리에 560미터 정도의 경사를 올라가야 했다. 보통 올라가는 시간은 내려가는 시간의 2배로 잡는데 난 2배도 더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한 걸음 한 걸음 혼신을 다해 올라오면서 본의 아니게 칭찬(?)을 많이 들었다. 기를 쓰고 곧 쓰러질듯한 얼굴로 한발 한발 떼는데 그래도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오고 있으니 한 말일 거다. 이번 여행이 끝날쯤에는 코로나 이전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다음에 온다면 그랜드 캐년의 바닥인 콜로라도 강까지 트레킹을 해볼 생각이다. 적어도 몇 년 뒤에나 다시 올 수 있을 테니 그때까지 체력을 기를 시간은 충분하겠지. 2019년에 John Jepkema라는 사람은 91살의 나이에 5일에 걸쳐 그랜드 캐년을 도보로 횡단했다고 한다. 90이 넘어 그랜드 캐년을 횡단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랜드 캐년 바닥을 왕복하는 것쯤은(?) 60대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