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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Apr 24. 2023

혼자 떠난 17000km 미횡단 #20 데스 밸리

Death Valley 국립공원 캠핑장과 여행 정보

Death Valley 국립공원은 캘리포니아 주의 Mojave 사막에  위치한다.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나머지 주들의 국립공원 중 가장 넓은 국립공원으로 340만 에이커가 넘고 1600km의 도로가 건설되어 있다.  이렇게 넓기 때문에 무려 7개의 캠핑장이 있는데 그중   Furnace Creek 캠핑장이 관광 안내소에서 가깝고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또한 전기 사이트가 있는 유일한 캠핑장이기도 하다.  다른 캠핑장들은 FF(first come first serve) 사이트로 운영되고 겨울 성수기 (10월-4월)에만 개방되거나 (Texas springs, Sunset, Stovepipe wells 캠핑장) 연중 내내 개방되는 곳들도(Wildrose, Mesquite spring, Emigrant 캠핑장) 있다. 요금은 Furnace Creek 캠핑장이 $22 나머지는 $14-$16이다. 이 중 Emigrant 캠핑장은 요금이 없으나  10개의 사이트만 있다. Furnace Creek 캠핑장은  death valley 캠핑장 중 유일하게 성수기 (10/15-4/15) 예약이 필요한 곳으로 Recreation.gov에서 할 수 있다. 여름에는 밤에도 100F가 넘어가기 때문방문객이 적어 여름이 비수기이다. Death valley는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이고(사하라 사막보다 건조하다) 또한 가장 더운 곳이다.  1913년 7월에 134F(57C)를 기록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고 2020년 4월에도 130F (54.4C)를 기록했다.




아침 일찍 그랜드 캐년을 출발해 Death Valley 국립공원을 향했다. 약 620km가 넘는 길을 운전했는데  이번 여행  하루 운전 최장거리 중 하나 가장 힘들었던 운전이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뜨거운 도로와 변화 없이 단조로운 도로 환경 때문이었다.  게다가 도로에 차를 볼 수가 없으니 지루함은 더했다. 마침내 캠핑장에 도착했을  이 날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진을 보고 나무가 있는 사이트를 골랐지만 별 도움이 되지못했다. 4월 초-중순 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더웠다. 이틀을 예약한 것이 약간 후회가 되었다.  

내 옆사이트엔 은퇴하고 혼자 여행을 온 할머니가 있었는데 와인을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다. 종이책 읽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데 그래도 5시간 넘게 운전해서 왔단다.


Death Valley라는 이름은 19세기에 있었던 골드 러시 시기에서 유래되었는데, 1849년 겨울에 캘리포니아 금광을 찾아 이동하던 그룹이 Death Valley에서 조난되어 천신만고 끝에 살아 나와 떠나면서 'Goodbye Death valley'라고 했던 것에 유래한 것이다. 이 골드러시 시기에 약 5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서쪽으로 이동 중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촬영된 유명한 영화로는 스타워즈 (4, 6편)와 1960년에 만들어져 한국에서도 상영되었던 스파르타쿠스(Spartacus), 화성을 배경으로 다룬 영화, Mars여기서 촬영되기도 했다. 이 황량한, 생물이 살지 않는 듯한 환경이 화성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일 거다.


4월 초중순에 와도 이렇게 더운데 여름에 오는 사람은 어떻게 오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공원이 워낙 넓으니 계속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도로가 뜨거워 계속 장시간 에어컨을 틀고 다니기도 걱정이 되었다.  


다음 날 아침 관광 안내소에 Death Valley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자료가 많아 한 시간 반 가량을 둘러보다가 첫 번째 목적지인 Zabriskie point로 갔다.  5백만 년 전에 말라버린 Furnace Creek Lake의 퇴적물이 침식작용을 걸쳐 만들어진 지형이다.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날려갈 뻔한 강한 바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곳에 대적하는 바람 이 전망대에 만났다. 바람소리에 귀가 먹먹할 정도여서 한 컷만 얼른 찍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Zabirdkie point

1881년에 Death Valley에서 사막의 white gold라고 불리는 borax가 발견되고 몇 년 뒤 Harmony Works라고 하는 보락스 공장이 세워졌다. 이 당시 여기에서 만든 보락스를 캘리포니아 등지로 수송을 해야 했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20마리의 노새(mule)와 두 개의 웨곤을 이용해 보락스를 수송하는 것이었는데 지금도 미국 슈퍼에 가면 '20 Mule Team borax'라는 제품이 있다. 나의 두 번째 목적지는 이 노새들이 지나갔던 길이 있는 20 mule team canyon이었다. 이 길은 4km의 비포장 도로인데  굽이치고 오르내리는 도로를 운전하며 황량하지만  아름다운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 황량하고 외진 길을 가는데 들어가는 차도 나오는 차도 없이 완전히 나 혼자였다. 캐년에 들어갈 땐 한두 팀은 만나겠지 하는 생각에 들어갔는데 생명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길을 가다 보니 약간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오르막 길에서 더구나 길이 두 개로 갈라지는데 표지판조차도 하나 없고 심한 오르막이니 건너편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무턱대고 더 넓은 길을 택해  올라가다가 만약  그것이 길이 아니고 차를 되돌리기도 힘든 지형이면 어떻게 할 건가.   길을 찾기위해선 차를 멈추고 바깥으로 나와 언덕을 올라가 양쪽의 길을 다 확인해야 했다. 이러한 롤러코스트 같은 지형에서 길을 잘못 들어 오도 가도 못하는 낭패를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내가 지금 가는 길을 140여 년 전에 사람들이 노새와 웨곤을 타고 왕래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했다. 이질적이고도 적한 것이 만약 타임 슬립이 일어난다면 이런 곳에서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캐년을 완전히 빠져나올 때까지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고 사방이 황량하고 적막하니 약간 긴장을 했었다. 내 차는 새 차에 속했지만 이런 더운 날 낡은 차를 타고 여기로 들어오는 건 위험한 것 같다.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청할 때도 없이 누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다녀야 한다. 공포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예를 들어, 인간은 일주일 동안 먹지 못하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 인간은 한 달 동안 먹지 않아도 물만 있다면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 실제 일주일 굶는 위기상황직면했을 때 전자는 죽을 가능성이 후자보다 훨씬 크다. 절망은 쉽게 인간을 죽게 만든다. 그래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략적이고 추상적으로라도 대비를 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는 실로 크다.  왜냐하면 공포에 상대적으로 덜 지배되고 좀 더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할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돌발 상황나 최악의 상황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 중요하다.


20 Mule team canyon

Artist's Drive는 Death valley의 Black Mountain 지역에 있는데 Artist's Palette라는 말 그대로 바위에 물감을 칠해 놓은 것같이 여러 색깔들의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이 다른 색깔들은 광물들의 산화 과정에 기인하는데 예를 들어 철은 빨강, 분홍, 노랑등의 색깔을 띠고 망간은 보라색을 띠게 된다고 한다.  여기 역시 바람이 너무나 거세 몇 초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다.


Artist's palete
Badwater Salt Basin


Death valley북미에서 해발이 가장 낮은 지점과 가장 높은 지점 둘 다 가지고 있다. Badwater Basin은 해수면보다 86미터가(!) 더 낮은 곳이다. 위 사진의 하얀색은 눈처럼 보이지만 실제 소금이다. 캠핑장을 제외하고 dealth valley에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본 곳이 이곳인 것 같다. 이곳이 바다였던 건 아니고 홍수로 인해 바닷물이 유입되어 호수가 만들어졌고 그 후 물이 증발하고 소금이 남게 된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 목적지는 Harmony borax works였는데 1888년까지 보락스를 만들던 공장으로 그 잔해가 남아있다. 이 살인적인 더위의 Death Valley의 여름에 이 화로 옆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 당시 40여 명의 노동자들이 여기서 일했다고 한다. 화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노동자들의 숙소로 쓰인 건물의 잔해가 남아있었는데 몸만 겨우 누일 수 있는 좁은 공간이었다. 그 노동자들의 힘들었을 삶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표지에는 중국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일을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증거는 없단다.  원래는 Scotty's Castle과 Dante's View를 가려고 했으나  더위와 먼지에 지쳐 일찍 캠핑장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Death valley 국립공원을 떠날 때는 목적지가 서쪽 끝 해변이어서 190번 도로로 가게 되었다.  굽이치는 산길과 그리고 초반부는 과장 없이, 말 그대로 롤러코스트같은 도로가 펼쳐졌다. 이런 도로를 운전한 건 난생처음이었다. 롤러코스터 도로를 지나자 이번에는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을 올라가야 했다. 운전에 신경을 써야 했으나 아름다운 전망 포인트들도 많이 통과다.  다른 국립공원과는 구별되는 특이한 점들이 있지만 두 번 오고 싶지는 않은 곳이다. 만약 온다면 1월이나 2월에 오는 것을 추천한다.

Harmony  Borax Works
Furnace Creek Camp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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