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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Dec 30. 2020

집 근처 순대국밥집

이사일기(2010-2020) - 9. 갈현동 (2018.07)

   집 근처에 맛있는 순대국밥집이 있다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것과는 퍽 다르다. 자주 먹는 것은 아니지만 꼭 먹어줘야 하는 순간이 가끔 찾아오기에. 혼자 터덜터덜 들어가서 순대국밥 한 그릇 맛있게 먹어야 하는 날이 두어달에 한 번 정도는 꼭 찾아오니까.


   그 집은 연신내역 7번출구에서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긴 했지만 내게 자연스러운 경로는 아니었다. 그곳에 들렀다가 집으로 가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지름길은 아니었던 것. 적극적으로 그곳이 내게 필요할 때 가는 곳이었다.


이미지 출처 : https://mukjagolmok.tistory.com/91


   집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 가끔 연신내 역 주변을 산책하곤 했는데, 산책 중에 순대국 생각이 날 때면 포장해오거나, 직접 가서 먹거나 하였다.





   아는 동생이 서울에 놀러와서 동네에서 한 잔 하고 2차를 갈까 고민하던 중에, "순대국 포장해서 집에서 한 잔 더 하자" 로 의견이 모아졌다.


   동네 순대국집에 가서 순대국 2인분 포장을 주문했다. 말투가 그리 빠르지는 않은 주인 아주머니는 순대국 포장을 싸주시면서 내게 반갑고도 선명하게 들리려 애쓰는 말투로,


   "2인분 같은.."

   하시더니, 말을 더 잇지 못하시고 쭈뼛쭈뼛해 하셨다..


   "아.."


   "3인분 같은 2인분이라고 하시려고 했죠?" 라고 얼른 내가 답을 했어야 했는데,,

   계산을 하고 나올 때까지 어색한 상태로 있던 나와 아주머니..


   나오고 나서 생각하니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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