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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Apr 24. 2022

관계와 관계

매일의기록

매일의기록

"오빠는 좀 가까워지기 어려운 사람인 것 같아. 어떤 순간에 상대에게 거리를 두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


허물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곤 했던 오랜 친구들 외에 성인이 된 후 새로이 맺게 되는 관계에 있어 내겐 그런 과정의 반복이었던 것 같은데. 나의 어떤 태도가 상대로 하여금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 걸까 고민도 해보고 고쳐보려 노력도 했지만,


문제의 정확한 지점을 찾는 것도, 어떻게 고치면 되는 건지에 대한 부분도 명확하지 않고 어떤 '문제'로 정의하기도 분명한 부분은 아니어서, 가까운 동생의 그 말 덕분에 그저 '관계에 있어서 나는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었던 정도.



한 가지 잘 알고 있는 부분은, 내가 확실히 '카톡 대화의 종결자'라는 것.


'이런 대화를 이어나가기엔 저 사람이 불편할거야. 이런 대화로 저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것은 나로 하여금 좀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해.' 누군가와 대화 중에 괜히 지레짐작하고 그 상황의 마지막 인사를 대부분 이른 시간에 내가 먼저 건네고 대화를 마무리짓지.


바쁜 일이 있다면 나중에 답을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냥 읽고 넘길 수도 있는건데 대관절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근데 그 상황에서는 그게 잘 안 돼, 그냥 내가 마무리지어야 속이 편한거야.


결국 내가 내 마음 편하자고 그런 거구나, 내가 이기적이었구나, 하고 늘 반성하게 되지. 근데 아마 그럴 일이 생긴다면 다음에 또 그럴걸? 여유를 좀 가져보자.



어느 아침 갑자기 봄이 온 것 처럼 느껴져도 하늘은, 바람은, 태양은 매일 조금씩 다음 계절을 향해 가고 있었던 것처럼 사람과 사람이 기적처럼 그렇게 다른 영역의 관계로 진입하기까지도 하늘과, 바람과, 태양의 수고로움만큼 치열한 제스처들이 분명히 필요하지.


어쩌면 그것은 불쑥 누군가의 급작스러운 용기이기도 하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장면들의 연결일 수도 있는 것 같아.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잘 묘사하는 것 같은,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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