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기록
도시재생이, 나는 도시 속에서 어떤 지역이 가진 고유의 장소성을 극대화하고,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며, 인간과 주변 환경과 기반 시설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데,
현실은 무조건 돈이다. 모든 일들이 자신이 소유한 집값 상승의 가능성으로 귀결되는가, 아닌가. 애초에 모든 이유와 사업의 원천이 그것이었을텐데, 내가 순진했다.
센터의 업무가 오늘로 종료되었다. 우리의 계약도 오늘 종료. 여전히 세상에, 모든 것에, 돈 앞에 너무 순진했던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그나저나 일 끝나고 여유가 주어지면 제주도 놀러가야지~! 하고 벼르고 있던 맘이, 계약만료가 다가오며 종이장 뒤집히든 바뀌었어. 얼마간 쉬게 될지 모르겠는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런 기회가 흔지 않을텐데..
마음을 먹어도 쉽사리 되돌려지지 않아. 역시 여행은 일을 하면서 가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깐 휴가가 소중하지.
그나저나 사무실 주변은 최근 1~2년, 도시재생이 아니고 천지개벽이 되어가는 중. 분양, 분양, 임대, 임대. 공적인 사업보다 훠~얼씬 빠른 돈, 돈, 돈.
돈에는, 돈을 좇는 눈에는 발이, 날개가 달렸다.
그렇지만 나는, 돈만 아는 저질이 되지 맙시다-
퇴근길, 손에 잡힐듯이 잡히지 않고 얼마간의 거리를 둔 채 함께 멀어지는 듯한 구름 무리들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뭔가를 떠올리면서, 좀 더 재미 있는 시간들을 상상하고, 안온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