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기록
오늘은 아니 어제는 월요일. 무슈부부 커피스탠드에 우유팩 수거하러 가는 날이었다. 어김 없이 저녁 시간에 카페로.
저녁 시간에 집에서 무슈부부 커피스탠드로 가는 길은 6시에서 8시 즈음이어서 언제나 '골든아워 -> 일몰 -> 노을' 의 범위 안에 위치한다.
오늘은 전화통화하고 좀 늦어 7시 반쯤 집에서 출발, 시간을 절약하러 희우정로로.
길 위 첫 번째 발견은, 대림아파트 옆면(한강 방향)의 붉은 빛, 캬- 자연이 만든 빛이 이렇게도 선명하고 도드라져 보일 일인가. 건물은 저렇게도 붉은 기운을 온전히 다 받아내다니.
저 정도로 붉은 빛이 건물 한 쪽 면에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만 같았다.
걸으면서 높은 건물들에는 저렇게 붉은 빛들이 내려앉았으나 대림아파트 만큼은 아니었고, 건물이 내게 가까워질 수록 그 색은 조금씩 옅어졌다.
한강공원 교차로에 가까워질 수록 높은 건물은 점점 더 없어져 건물에 자리하던 붉은 빛들은 거의 사라져갔고, 그 색들은 유수지체육공원을 등지고 넘어가는 해 근처로 조금씩 흩어진 듯.
구름들 때문에 색상이 선명하진 않았고 회색 무리들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모습. 주위에 사진으로 담으려는 이들이 있었다. 조금 덜 어색하게 나도 찰칵.
카페에 가 우유팩을 받고, 새 수거가방을 드렸다. 지난 주의 언급을 잊지 않고 바쁘신 중에도 아메리카노 한 잔을 물어봐주셨다. 아무리 더워도 저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감사합니다. :-) (얼죽아의 반대, 뭐라고 해야하나? ㅎ)
덕분에 수거가방은 어깨에 매고, 뜨듯한 커피 한 잔 들고 한강공원으로-
구름이 오늘 아니 어제 같았던 날엔 "성산대교 아래 자전거대여소 혹은 GS편의점 앞쪽까지 걸으며 노을을 함께 만나시렵니까?" 누구라도 물어보고 싶다. ㅎㅎ
편의점 앞 쪽으로 계단을 내려가서 만끽하고 있는데 몇몇 분들도 감탄하며 성산대교 방향 하늘과 노을을 사진으로 담았다. 근데 어떻게 찍어도 눈으로 보는 것만큼은 못 되더라, 흠.
성산대교 아래에서 망원초록길 부근까지 찬찬히 걷는 중에 등뒤의 노을과 구름무리들은 계-속 주변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고.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끝났다.
작년 말부터 6개월 여 동안 굳이 내가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는 나는, 다음 달엔 반드시 해방될 것이다.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지만, 풀지 못한 감정을 해결해야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