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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Jun 06. 2022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매일의기록

뒤늦은 후기 -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영화를 보기 전, 파주출판도시에 대한 나의 처음이자 유일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는데. 2016년 여름, 심야 북토크 행사에 당첨되어 지혜의 숲에, 파주 출판도시에 처음 가본 일이었다.


합정역에서 2200번 버스를 타고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지혜의 숲으로 갔는데, 일대에는 영화에서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던 습지 지대가 분포하고 있어 약간 음산한 느낌도 주었던 것으로 기억.



실제로 마주한 지혜의 숲 공간은 사진으로 보던 그것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책과 별로 관계 없는 사람도 그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 것만 같은.


6년 여의 시간이 흘러 그날의 행사와 이야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지혜의 숲이 너무 좋아서 집 근처에 지혜의 숲까지 3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버스정류장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물론 그 이후로 다시 가보지는 않았지만, 하하.



"출판인과 건축가가 같이 만든 도시예요.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하나의 운동이라 칭했어요." 영화는 말 그대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의 기록을 훑어나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러 사람들과 단체의 입장이 얽혀있어 도저히 조율되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들이, ' 문화, 출판문화를 담을 도시'라는 가치 아래 조금씩 양보하고 받아들여 모든게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위대한 계약서'라는 이름으로 선포되었고, 시간이 많이 지나버린 지금이라면 이런저런 요인들로 인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을지.



"훗날 통일이 된다면, 북한에서 내려오면서 처음 맞이하는 풍경이 고층건물이라면 좋겠는가? 문화가 숨쉬는 출판도시의 모습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 일인가." 어떤 분의 인터뷰가 참 공감되었다.


건축가들이 저렴한 설계비를 받고 흔쾌히 작업에 응했던 것, 일대에 넓게 분포하고 있던 습지를 최대한 지켜내며 공간을 조성했던 일, 후에 입주할 업체들에게도 고도제한을 지키게 했던 일 등


처음 땅을 알아볼 때부터 구체적으로 사업이 빛을 볼 때까지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었을지, 지난한 조율의 과정이 있었을지는 차마 짐작할 수도 없다.



국가 주도의 사업이었다면? 그리고 현재 이와 비슷한 일을 진행하려 한다면?


아마도 부지매입부터 불가능할 것이다. 국가에서 하는 사업이라면 땅 주인과 부동산이 어마어마하게 호가를 올려놓거나 절대 내놓지 않겠지. 그러고도 남을 나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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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다큐멘터리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는 아니었다. 나도 '말하는 건축가'를 시작으로 다큐 영화에 익숙해지고 재미도 느꼈던 것 같으니.


점점 더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는 EIDF도 있고, DMZ 다큐 영화제도 있고,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장르 영화도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모두가 재미를 느끼고 많이 보면 좋을 것 같다.


극장에서는 종영한 것 같은데 책과 건축, 도시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볼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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