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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Nov 21. 2020

L뮤직과 SC후라이 (1)

이사일기(2010-2020) - 7. 성산동 (2014.08)

   팀 멤버들과 상경을 결심하게 만들었던 이유, 바로 L뮤직 레이블과의 계약 때문이었다. 지금은 음악활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이 시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었다. 성산동 쉐어하우스 집에 살 때, 前 L뮤직 SJH 대표님이 레이블을 접고 시작한 떡볶이&튀김 바 가게에 회사 사람들과 방문했던 일을 떠올렸다.


지난 5월 SC후라이 영업종료..

   그리고 SC후라이가 생각나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 검색했는데, 가게는 영업종료..


   내년 1월 음악감상실로 다시 돌아온다는 말..


   처음에 SC후라이를 준비하실 때 대표님께서 떡볶이, 오뎅, 튀김 등에 혼신을 기울이셨던 기억이 난다. 이전 L뮤직처럼 많은 매니아층을 만들었던 SC후라이도 이젠 기억속으로..


   내년 1월에 음악감상실이 오픈하면 방문해야겠다.




2009년 여름 한 통의 전화


   2009년 어느 더운 6월 오후에 지독히도 무료하게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수업시간 중에 어디선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수업중인데 누구신가요?' 라고 보낸 메시지에 'L뮤직의 SJH라고 하는데요. 수업끝나고 연락주세요.' 라는 감격적인 답장이 돌아왔다.


   지난 4월 중순경 L뮤직에 음원을 보냈었고, 연락처를 묻는 답장을 받았었는데,, 시간이 좀 흘러 '에이, 틀렸나보다' 라고 포기하고 있었다. L뮤직과 우리의 미팅 약속을 정하고, 이 기쁜 소식을 멤버들에게 알려 음악을 좀 더 깊이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기분이 날아갈 듯 했다.


   사실 우리 세 명은 '침체기'를 겪고 있는 시점이었다.


   한 문화단체에 몸담고 있던 DS군은 술만 먹으면 본인에게 "형, 나를 빨리 여기서 구해줘. 음악을 정말 하고 싶어.." 라고 하소연하고 있었고, 학업과 아르바이트와 게으른 오후 활동을 병행하고 있던 JH양은 '공연은 하고 있지만 발전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라고 조금씩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으며, 본인도 '어서 빨리 무언가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하며 조급해 했다. 사실 세 명이서 '어떠한 그 무엇' 을 바랄만큼 우리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우리의 활동에 쏟은 것 같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L뮤직 입단식, 우리의 각오


L뮤직 입단식 사진

   이렇듯 조금은 느슨해진 마음가짐에 커다란 활력소가 된 소식이었고, 6월 빵 공연이 끝나고 나서 마침내 L뮤직과 마주하게 된 첫자리에서 우리 세 명은 SJH 대표님의 모든 것에 좋은 인상을 받으며 'L뮤직'에서 꼭 무언가를 이루고야 말겠다!' 라는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조중동과는 인터뷰도 안 하고 일체의 보도자료도 돌리지 않는다.'던 대표님의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날 오후에 직접 견학하게 된 사무실에서 대표님과 나누었던 구체적인 이야기를 되뇌이며 빵 사장님께서 처음 공연스케줄을 잡아주셨을 때 이상으로 뜨거운 감정을 느꼈다.


   7월에도 빵과 투비원에서의 공연이 있었고, 대망의 8월 15일 손수 전주를 방문해 주신 대표님들과 우리 셋은 전북대 앞의 전통찻집에서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경기전과 한옥마을을 누비며 나들이 겸 입단식 사진을 찍었으며 다음번 방문 때에는 제대로 전주의 참맛을 느끼게 해드리겠노라는 다짐도 했다.



인터뷰, 인터뷰


L뮤직이 그 행보를 끝내고 SJH대표님이 김기자와 가졌던 인터뷰의 일부를 첨부해본다.


본격적으로 레이블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신 시기가 언제쯤이세요?


   작년 내내 고민을 했어요. 제가 신중한 성격은 아니지만 천직이라 생각하던 걸 그만하려 하니 결정을 내리기 더 힘들었죠. 그런데 미련이 남아서 다시 레이블 운영을 한다는 식으로 말을 번복하면 안 되기 때문에 소속 뮤지션들에게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어요. 올해 5월 정도에 조정치군 앨범 활동이 끈라 대 즈음 발표하려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레이블 운영에 대해 한창 고민할 즈음 계약한 ‘게으른 오후’라는 밴드가 있어요. 멤버들이 전주에서 거주하다가 앨범작업 때문에 상경해서 사무실로 찾아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앨범 작업 사항들을 저에게 물어보는데 그 상황이 미안해서 디 이상 못 참겠더라구요. 그래서 2~3월 즈음에 소속사 뮤지션들에게 문자를 했죠. 사실 그때는 해오군이나 게으른 오후는 비트볼뮤직으로 이적 문제가 끝난 시기였어요. TV옐로우 같은 경우는 앨범 한 장 계약한 것이었는데 제가 너무 대책없이 놓아버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인디속 대담] 롤리팝뮤직, 10년 간의 궤적_롤리팝 서준호 대표 & 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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