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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Nov 28. 2020

동네 기록, 사람

함께 만드는 지도, 매일 동네 기록하기

   며칠 전 카카오 프로젝트 100 매니저 인터뷰를 했다. 플백 운영진으로부터 건네받은 질문에 나름대로 신경쓰며 답을 달았지만, 갑작스레 만든 답이어서 그랬는지 말하는 연습을 해봐도 영 잘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이들 인터뷰 완성본들을 보니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인물의 사진과 영상이 중심이었다.


   '아, 왜 하필 이럴 때에..'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 있는 지금 이때 이런 요청이 들어와서 사실 조금 고민을 했다. 그래봐야 크게 다를 것 없겠지만 (빡시게 다이어트를 하고) 처음 제안한 날짜보다 며칠 뒤에 할 수는 없겠느냐고 물었지만 일정이 가능하지 않았다. 의뢰를 받고 3~4일 뒤 해야만 했다.



   화면에 비춰질 나의 돼지 같은 모습이 영 불안했지만, 그래도 뭐 좋은 기회 아닌가. 적지만 수고비 명목으로 돈도 약간 챙겨준다 하고.


   인터뷰는 집 근처 합정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다. 예상했던 질문들이었고 답도 준비했지만 카메라를 보고 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버버버버버, 사실 할 말도 제대로 잘 하지 못하고 그냥 몇 번 웃기만 하고, 기억나는 것들만 이야기한 것 같다.


   카메라를 통해 나가는 인터뷰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남들 하는 것 보면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는데, 역시 직접 해보면 달라.



   몇 가지 질문이 있었지만 질문들 속에는 공통적으로 '도시를 기록하는 활동' 중에서 내가 집중하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대부분의 질문에 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기록하는 사람, 기록하는 사람이 바라보는 사람, 도시 속 특정 공간이나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 작년에 했던 '홍합망, 10개의 지도와 이야기들' 전시의 주제도 개인의 사적인 기억과 경험이었고, 작년과 지금 하고 있는 플백의 주제도 동네 속 사람이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특정 장소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모으는 일.


   이를테면 홍대 정문 놀이터에 뿌려진 사람들의 수많은 기억. 누군가는 플리마켓에서 본인의 물건을 전시하고 판매하던 일, 누군가에게는 플리마켓에서 공연을 하던 일, 누군가에게는 모처럼 서울로 놀러가서 들른 장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아픈 이별의 기억이 있는 곳.


   당신이 거주하는 동네 혹은 주로 시간을 보내는 장소 속에서 당신이 남기고 싶은 당신의 기억 혹은 경험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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