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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Nov 30. 2020

오뎅 국물과 호떡

이사일기(2010-2020) - 7. 성산동 (2014.08)

   성산동의 시작지점인 성서초 삼거리. 그곳에는 마포 08번과 15번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고, 유명한 중국요리집 ㅈㅈ도 있다. 그리고 사거리에 있는 성서교회 바로 옆에는 작은 분식집이 하나 있었다.


   오랜 기간 계속 분식집은 아니었고, 열쇠집이기도 했고, 공방이기도 했던 곳. 2014년 가을 어느 날, 이 분식집에서의 일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기록해본다.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몸 상태도, 기분도 너무 최악이고 힘들었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분식집에 들렀다. 아마도 호떡이 주메뉴였던 그 집에서 나는 호떡과 오뎅을 주문했다.


   방에서 소주 한 잔 하려고,     


   "오뎅 국물 좀 많이 주실 수 있으세요?"

   "아, 안 되는데~ 오늘 내가 너무 맛없게 끓여가지고..."

   "아, 괜찮아요. 맛있어 보이는데요 뭘~“

   (1차 웃음)


   1차 웃음이 지나가고,

   호떡을 만드시다가 호떡이 규격케이스에 맞지 않자,      


   "아이고, 이거 내가 호떡을 너무 크게 만들어서 봉투가 찢어졌네." 하고 멋쩍게 웃으신다.

   (2차 웃음)


   집에 가서 호떡과 오뎅국물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하는데, 아주머니와의 일이 생각나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제 기분을 풀어주시려고 그러신 것처럼 왜 그러셨나요? ^^;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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