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werzdx Dec 05. 2020

익선동에서

이사일기(2010-2020) - 8. 서교동 (2015.07)

2016년 어느날,


   을지로3가역 근처 평래옥에서 맛있는 냉면과 닭무침을 먹고 익선동을 향해 걸었다. 2016년 둘러본 익선동의 모습, 당시 주목받고 있던 동네. 어느 독립운동 후원가로 인해 한옥 중심의 모습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익선동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찻집, 공방 등으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던 이들과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 합쳐져 상인들과 주민들간의 암묵적인 규칙이 만들어지고,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 수립 지역으로 정함으로써 어느 정도 보호받고 현재의 모습을 지켜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긴 했다.


   하지만 서로의 이해관계와,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따라 그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다. 부디 지금의 의지와 계획이 잘 지켜지길 바라지만, 익선동 골목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규모와 즐기는 형태를 보면 이 곳에도 머지 않아 좋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임을 2016년 당시에도 예감할 수 있었다.



   좋은 것을 지금의 모습대로 지켜내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 그것을 어렵게 만드는 건 주로 돈을 가진 이들에 의해서이고, 우리는 그것을 수차례 목도해왔다. 서울의 골목과 특색 있는 모습이 상업자본 앞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조치와 방법, 그 고민은 우리 모두에게 내려진 과제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이사 후, 뭐든 다 있는 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