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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혁재 Nov 02. 2020

글 쓰는 이유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자기만족을 위한 유희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자기한테 그 어떤 만족감도 주지 못한다면 이 힘든 일을 굳이 이른 아침에, 또는 늦은 저녁에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글쓰기가 주는 만족의 출처는 어디일까? '영향력 행사'에 있다. 글은 읽은 사람의 생각이나 믿음, 행동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혹시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내가 쓴 글이 나 스스로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내 글을 읽고 선한 영향을 받은 독자들의 응원과 위로가 선사하는 만족감, 난 그것 때문에 글을 쓰는 게 아닌가 싶다.


<마녀체력>을 쓴 이영미 작가는 운동이라는 주제를 통해 다른 삶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 몸을 움직여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몸소 보여주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그녀의 메시지는 글로, 또는 강의 형태로 대중에 전달된다. 강의보다는 글이 더 많은 사람에 닿을 수 있다.


그녀의 말처럼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변하게 만드는 일은 근사한 일이다. 그 근사한 일을 우리는 신이 아님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방법 중에 글쓰기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도 크다. 나도 지난 2년 간 글을 쓰면서 단 한 푼의 돈이 들이지 않았고, 브런치를 통해 1,500명의 구독자들과 연결됐다.


"대단한 일이 있어서 글 쓰는 게 아니라 글로 쓰면 대단한 일이 된다"라고 했다. 우리는 글로써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삶에 조그만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그런 조그만 흔적을 남기려고 오늘도 글을 써본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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