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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혁재 Oct 30. 2020

SNS, 나도 모르게 나를 파는 비즈니스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지만, 미국 테크 업계에 널리 알려진 문장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그리고 구글의 여러 가지 서비스들.


이런 것들은 왜 공짜로 이런 서비스들을 제공할까?

아니, 질문을 바꿔보자.

애초에 진짜 공짜이긴 한 걸까?


저 회사들이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돈을 보면 절대 공짜는 아닌 것 같다.

공짜가 아니라면 대체 우린 어떤 대가를 치르면서 저런 서비스들을 사용하고 있는 걸까?


데이터.

가장 쉬운 답이다. 그런데 확 와 닿지는 않는다.

데이터가 가치 있다는 건 알겠는데, 대체 나 같은 사람의 데이터의 가치가 얼마나 하길래 그걸 대가로 저런 다양한 서비스들을 구매할 수 있단 걸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The Social Dilemma>를 보면 더 설득력 있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팔고 있는 건 데이터 그 자체라기보다는 우리 행동양식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보자.

페이스북은 갖가지 알고리즘으로 우리로 하여금 어떤 클릭, 조회, 반응을 하도록 유혹한다. 우리를 유혹하는 여러 피드 사이에는 여러 광고들이 들어있다.

우리는 우리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페이스북이 유도하는 대로 영상을 보고, 글을 보고, 광고를 클릭하게 된다.

페이스북이 우리 행동양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우리를 상품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페이스북이 광고주들에게 파는 건 우리 데이터가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어떤 특정 행동 - 어떤 물건을 구매하게 하거나, 어떤 주장을 믿게 만드는 - 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를 파는 것이다.

다시. 페이스북은 나라는 정적인 데이터를 파는 게 아니라,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는 '나'를 광고주에게 파는 것이다.


여기서 데이터의 역할은 설득이다.


"데이터에서 보실 수 있듯이, 우리는 우리 유저들을 당신이 원하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당신의 제품이라면 1천만 명의 20대 유저들에게 3.5%의 확률로 구매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X 달러의 광고비를 당신에게 부과하겠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SNS를 사용하는 건 우리가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SNS가 우리를 '사용' 혹은 '조작'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나는 얼마나 SNS가 시키는 대로 소비하고 있나?

내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 중 얼마가 SNS가 내게 심어준 것일까?

그들이 우리를 SNS 중독으로 몰아넣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얼마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줌으로써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매출을 만들어 주고 있을까?

계속 SNS를 사용해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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